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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경찰국장 “프락치로 경찰 특채, 결코 아냐”…민주화인사들 ‘규탄’

김순호 경찰국장 “프락치로 경찰 특채, 결코 아냐”…민주화인사들 ‘규탄’

기사승인 2022. 08. 1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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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 출석
80년대 노동운동 프락치 활동으로 경찰 특채 의혹 거듭 부인
민주화 운동 출신 인사들, 동문 성균관대 재학생들 '규탄' 기자회견…'경질' 촉구
행안위 전체회의 출석한 김순호
김순호 초대 행안부 경찰국장이 18일 오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1989년, 33년 전 노동운동을 함께 한 동료들을 밀고하고 경찰에 대공요원으로 특채돼 '프락치(끄나풀)'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결코 아니다"라고 정면 부인했다.

김 국장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1989년 자신이 활동했던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노동자회(인노회)를 탈퇴하는 대가로 경찰에 특채됐느냐'는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공요원 특채시험에서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 모두 합격해 채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에 입문하기 전에 인노회 활동을 하다 전향한 것에 대해서는 "주체사상에 대한 염증과 두려움 때문에 전향했다"고 말했다.

또한 1989년 '김 국장으로부터 인노회 사건 수사에 큰 도움을 받고 그를 특채했다'는 홍 모 전 경감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도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거듭 부인했다.

홍 전 경감은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후 '책상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거짓보고서 초안 작성 담당자였다.

김 국장은 '홍 전 경감이 특채를 주도한 것 아니냐'고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 지적하자, "아니다. (홍 전 경감은) 당시 특채가 있다고 안내해준 정도"라고 재차 부인했다.

김 국장은 인노회에서 활동하다 1989년 4월 잠적했고 그 무렵 동료 회원들은 잇따라 체포돼 국가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15명이나 구속됐다. 김 국장은 같은 해 8월 경장으로 특채됐으며 이후 대공분실에 근무하면서 여러 차례 검거 표창을 받아 4년 8개월만에 경위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 국장의 대학 1년 선배이자 인노회 동료였던 최동 열사는 김 국장이 잠적한 1989년 치안본부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뒤 후유증에 시달리다 1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국장은 인노회 활동 전 학생운동을 하다 강제징집 된 이후 국군보안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의 녹화사업(사상전향 공작) 대상자로 관리받았다. 이후 프락치로 활동하면서 대학 서클 동향을 수집해 보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를 발탁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야당에서 거듭 김 국장의 '교체'를 주장하자, "성급한 판단"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김 국장이 '밀정' 의혹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힘든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30년 전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가지고서 지금 30년 후의 기준 잣대로 그 직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성급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일로 어떤 사람의 명운을 좌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긴급조치사람들·6월민주포럼·전국민중행동 등 민주화 운동 출신 인사들은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국장을 향해 "사죄하라"며 '경질'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민주화 인사 843명이 이 같은 요구에 동의해 서명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과 인노회에서 함께 있었다는 이성우 씨는 "(경찰에) 드러난 인노회 조직도는 정황상 김 국장이 제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김 국장은 최동 열사 묘역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말했다.

유영표 긴급조치사람들 대표는 "녹화 공작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며 '프락치' 역할을 한 사람이 다시 등장해 우리나라가 몇십 년 뒤로 후퇴하는 것인지, 기가 막힐 일"이라며 "민주화 운동을 한 동지들이 나서서 이 사태를 규명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성균관대 재학생 일동'도 이날 오전 종로구 성균관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지들을 배신하고 밀고한 김순호를 규탄한다"며 국장직 사퇴와 경찰국 해체를 촉구했다.

이들은 "당신이 우리의 선배라는 것이 부끄럽다. 동문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라"면서 김 국장에게 '부끄러운 성균인상'을 시상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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