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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조부모 돌봄수당’에 불만 나오는 이유

[기자의 눈] ‘조부모 돌봄수당’에 불만 나오는 이유

기사승인 2022. 09.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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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성 영아 지원 몰려 육아정책 지속가능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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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조부모 돌봄수당 지급'을 골자로 하는 육아정책을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웬일인지 뜨뜻미지근하다. 지원 예산이 영아기에 편중돼 있어 만 3세 이상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 부담이 여전한데다가, 정작 조부모가 멀리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부모들은 실질적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육아조력자 돌봄수당'을 새로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조부모 등 4촌 이내 가까운 친인척에게 아이를 맡기면 월 30만원의 돌봄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36개월 이하 영아를 둔 기준중위소득 150% 이하만이 제한적으로 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관건은 만 3세 이하 영아에 모든 현금성 지원이 몰려있다는 점이다. 아이가 크면 클수록 돈 들어갈 곳은 많아지는데, 정부든 지방자치단체든 정책 지원은 대폭 줄어든다. 육아정책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본격적인 돌봄 공백과 경제적 부담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초등학교 이후 지원정책은 턱없이 부족하다. 실질적으로 주 양육자인 엄마가 일을 그만두는 시점은 유아기가 아닌 '초등학교 입학기'다. 초등 돌봄교실도 돌봄 공백을 100% 메우기 힘든 실정이다. 사교육비를 내고 '학원 뺑뺑이'를 돌리지 않는 이상 오후 1시 하교 이후 자녀를 온전히 맡길 곳을 찾기는 쉽지 않다.

부모가 아닌 조부모에게 수당이 지급된다는 점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조부모가 지방에 거주해 육아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모들은 어린이집과 아이돌봄 서비스, 돌봄SOS 등 정부와 시(市)에서 운영하는 정책에 육아를 기댈 수밖에 없는데, 정작 지원은 받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돼 버리는 셈이다.

부모가 행복한 양육을 하려면 공공 육아서비스 이용 대상을 최대한 확대해야 된다. 그리고 '양'보다는 '질'이 우선이다. 육아정책을 문어발 식으로 늘리는 것 보다는 어린이집, 초등 돌봄교실 등 수요가 많은 복지서비스를 더 많은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현금성 지원을 한다면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한 곳에 자금을 투입해 선심성 정책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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