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쇠사슬로 묶고 변기물로 밥짓게 했다”…엽기적 외국인 차별에 日 사회 경악

“쇠사슬로 묶고 변기물로 밥짓게 했다”…엽기적 외국인 차별에 日 사회 경악

기사승인 2022. 09. 21. 17:13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31년 만에 최대폭 기록한 일본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난 17일 일본 요코하마의 모토마치 상점가에 행인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강행, 정치인과 특정종교(통일교) 유착 문제로 연일 들끓는 일본에서 다시 한번 인종차별과 인권유린의 민낯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들이기 위한 교육기관에서 유학생을 쇠사슬로 결박하고 폭행을 하는 등 경악스러운 학대 정황이 내부고발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20일 주간 문춘은 여론이 아베 전 국장과 정치권 통일교 유착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한 켠에서 지난 7일 후쿠오카의 대영 일본어학교가 출입국 재류 관리청에 의해 인권침해 혐의로 고소당하고 시설의 수용자격을 박탈 당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학교는 법무성 표창을 받은 기관으로, 현재도 630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또한 매년 브라질, 베트남, 스리랑카, 네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일본에 취직과 취학을 희망하는 유학생들을 수용해 왔다.

주간 문춘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한 베트남 유학생을 쇠사슬로 결박하고 3시간 동안 폭력과 폭언을 가하고 급기야 쇠사슬에 자물쇠를 채워 물도 못 마시게 방치하는 가해 영상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됐다. 그간 이런 폭행이 빈번히 벌어져 왔고, 참다 못한 피해 학생이 스마트폰으로 당시의 정황을 촬영하고 이를 확산시킨 것이다.

영상에서 학교 직원은 유학생을 '바퀴벌레'라고 부르며 폭언을 가했고 주변에서 이를 방관하는 다른 직원의 모습도 찍혀 있어 충격을 더했다. 이 사건을 공개한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그간 학교에서 자행된 학대행위는 이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내부 고발자는 주간 문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쇠사슬로 묶고 폭행을 가하는 것은 학교측에서 교육의 일환으로 공공연히 이뤄진 행위였다"며 "심지어 기숙사에 수도를 끊고 화장실 변기 물로 밥을 지어 먹게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그는 "2인실인 기숙사 방에 21명의 유학생을 배정한 적도 있었고, 전체 수용 140명인 기숙사에 287명을 집어넣는 등 마치 수용소 같은 느낌이었다"며 증거사진을 주간 문춘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영상이 확산되자 일본 법무성과 출입국 관리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해당 학교의 학원장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는 입장문만 발표한 채 유학생과 그 출신국가에 대한 별도의 사과를 하지 않아 논란을 화를 키웠다.

이에 일본 사회 일각에서는 일본이 대외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의 인권유린 문제를 강한 어조로 지적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인권유린 참상이 몇년째 개선되지 않아 국민들조차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