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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빚투 이자’에 속 타는 개미

치솟는 ‘빚투 이자’에 속 타는 개미

기사승인 2022. 09. 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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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이자율 '최고 연 10%' 돌파
9월 29곳 중 19곳 '9%' 넘어…전체 66% 달해
반대매매 출회 시 증시 하락 뇌관 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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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금리에 증권사들의 신용융자거래 이자율도 뛰어오르고 있다. 대출기간이 150일을 넘을 경우 최고 연 10%를 넘어섰다.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로선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증시 약세로 수익률이 저조한데 높은 이자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돼 빚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또 약세장이 지속되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신용거래한 주식의 주가 급락 시 증권사가 고객 동의 없이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것) 물량 출회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주가가 더 떨어지고 이는 다시 투자자들의 손실 증대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증권사 29곳 중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최고 연 9%(대출기간 150일 이상)를 넘는 곳은 19곳이다. 전체의 66%에 달한다. 최근 금리 인상분이 신용이자율에 적용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별로 보면 유안타증권이 최고 연 1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증권(9.8%), DB금융투자(9.7%), 하이투자증권(9.6%)이 뒤를 이었다.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SK증권, 한양증권의 이자율은 각각 연 9.5%다. 특히 하나증권·키움·유진투자증권은 하루 이상(1~7일) 신용거래융자를 받으면 이자가 연 7.5%다.

신용이자가 뛸수록 빚을 내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로선 이자 부담이 불어나게 된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가 고객의 보유 주식 및 현금 등을 담보로 잡은 뒤 일정 기간 이자를 받고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이다.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지난 6월 급락장에 17조원대까지 떨어진 뒤 8월 19조원대로 올라섰다. 이달 잔고는 18조900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빚투 이자'는 더 오를 수도 있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이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어서다. 이 경우 이자율 연 10%를 넘는 증권사들이 속출할 수 있다.

또 향후 금리 인상으로 하락장이 펼치지면 증권사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쏟아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로 산 주식의 가격이 일정 수준 밑으로 내려가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지난 26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가운데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190억원,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9.7%로 집계됐다. 반대매매 비중은 22일 6.3%에서 2거래일 사이 3.4%포인트 증가했다. 반대매매는 통상 전일 종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폭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이 지난 7월부터 시행한 반대매매 1일 유예 조치는 당초 예정대로 이달 말 끝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 신용이자율도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빚투족'의 무리한 차입은 투자자 손실뿐만 아니라 향후 증시 하락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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