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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사상’ 대전 아울렛 화재…‘방재 시설’ 작동 안 했나?

‘8명 사상’ 대전 아울렛 화재…‘방재 시설’ 작동 안 했나?

기사승인 2022. 09. 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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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클러·옥내 소화전 작동 여부 관심
소방대원 "소방차에 호스 연결하느라 진화 지연"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합동감식 준비<YONHAP NO-2899>
27일 오전 대전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화재 이튿날 소방대원들이 합동 감식에 나설 준비를 하고있다. /연합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 아울렛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옥내 소화전 등 방재 시설 작동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화재 원인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소방당국과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스안전공사 등 8개 기관은 40명을 투입해 1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이들은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 하역장 부근을 집중 점검하며 화재 원인을 분석했으나, 이날 1차 감식으로는 정확한 화재 원인이 규명되지 못했다.

◇스프링클러·옥내 소화전 등 방재시설…"작동 안 했다" 증언 파문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와 제연설비 등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가 원인 규명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소방대원들을 중심으로 스프링클러와 옥내 소화전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한 소방대원은 "옥내 소화전을 통해 초기 진화를 하려 했는데, 고압으로 쏟아져야 할 물이 나오지 않았다"며 "소방차에 있는 호스를 끌어 와 불길을 진압하느라 작업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방대원은 스프링클러에 대해 "초기 진화 작업에 나선 대원들이 작동된 것을 보지 못 했다"며 "방재 시설이 작동했다면 사상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승한 대전 유성소방서 현장대응 2단장은 "구조대원이 도착했을 때 바닥에 물이 차 있었다고 했지만 해당 물이 스프링클러에서 나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정확한 방재 시설 작동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원인 파악 어려워…화재 키운 '종이 상자'?
사고 현장에 있던 종이 상자도 사고 발생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방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수많은 종이상자가 쌓여 있었다. 당국은 이 적재물들이 급격히 타면서 순식간에 화재를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 역시 '딱딱딱' 소리가 들리더니 얼마 되지 않아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몰려왔다고 진술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시설 보완과 더불어 화물 적재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소방 기본법상 지하공간 화물 적재 규정은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야적을 일일이 제한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봤다. 다만 현장관리자 인원을 늘려 철저한 점검이 실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적재물 양이 많았다면 화재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역장이든 어디든 보통 위험물만 지정수량이 정해져 있는데, 위험성이 있다고 의류나 종이 상자까지 양을 제한해 두는 건 일반 사업체나 상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로 실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런 화재는 보통 소방안전관리자의 부실한 점검이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전문적인 소방안전관리자의 인원을 늘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최신식 건물이든 노후된 건물이든 현장에서 관리자가 위험 요소를 판단하고 지적하는 것이 화재를 막을 수 있는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이날 합동 분향소를 찾아 화재 피해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현대백화점을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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