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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혼란에 英 중앙은행 개입…대규모 국채 매입 나서

금융시장 혼란에 英 중앙은행 개입…대규모 국채 매입 나서

기사승인 2022. 09. 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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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TAIN-ECONOMY/ <YONHAP NO-0108> (REUTERS)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가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대규모 국채 매입 카드를 꺼내들었다./사진=로이터 연합
미국 달러화 강세와 새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영국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대규모 국채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CNBC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BOE는 혼란스러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다음주 시행 예정이었던 국채 매각 계획을 중단하고, 다음달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대규모 매입한다고 밝혔다. BOE는 하루 50억파운드씩 총 650억파운드(101조원) 어치를 매입할 계획이지만, 시장 질서 회복을 위해 매입 규모에 상한을 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BOE는 성명을 통해 "시장 변동성이 장기화하면 영국의 재정 안정성에 중대한 위험이 될 것"이라면서 "이는 실물경제 유동성 흐름 감소와 가계 및 기업의 신용 상태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새로 들어선 리즈 트러스 내각이 지난 23일 대규모 감세 중심의 예산안을 발표한 데 이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이 25일 추가 감세정책까지 예고하면서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됐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통화정책을 시행하는 BOE와 엇박자를 보인 것이다.

이에 파운드화 가치는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03달러까지 내리고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2002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넘어섰다. 감세로 국가채무가 늘어나 국채 추가 발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국채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BOE 발표 후 금리는 급격히 하락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곧바로 1%포인트 떨어졌는데, 이는 하루 하락 폭 기준 역대 최대다. 파운드화의 미 달러화 대비 환율도 1.056달러로 1.6% 내렸다.

글로벌 금융시장도 BOE의 수습책에 진정 기미를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8.75포인트(1.88%) 오른 2만9683.7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1.75포인트(1.97%) 상승한 3719.0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2.13포인트(2.05%) 오른 1만1051.64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한때 10여년 만에 4%선을 돌파했던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도 3.707%로 급락 마감했다.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되면서 국제 유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7%(3.65달러) 오른 82.15달러에, 11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3.5%(3.05달러) 상승한 89.32달러에 장을 마쳤다.

하지만 BOE의 조치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금리가 바로 하락하는 등 당장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는 단기 대책일 뿐이고 장기적으로 영국 정부의 신뢰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요 금융기관 인사들은 콰텡 장관을 만나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단행해달라고 촉구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도 트러스 총리가 영국 경제에 위험요인이라고 비판하며 감세 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을 고려하면 이 시점에서 막연한 대규모 재정지출을 권하지 않는다"며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IMF가 선진국의 경제정책에 공개적으로 수정을 요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앤드루 그리피스 영국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정부의 감세 정책을 옹호하며 경제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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