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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살아난 태국 쁘라윳 총리…헌재 판결로 총리직 복귀

또 살아난 태국 쁘라윳 총리…헌재 판결로 총리직 복귀

기사승인 2022. 10. 0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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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POLITICS/ <YONHAP NO-2208> (REUTERS)
태국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총리직을 유지하게 된 쁘라윳 짠오차 총리가 3일 방콕 내무부 사당을 찾아 기도하고 있다. /제공=로이터·연합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또다시 살아남아 총리직을 유지했다. 총리 최대 8년 임기의 종료 시점을 두고 논쟁이 촉발된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쁘라윳 총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헌재 판결로 총리직을 유지하게 된 쁘라윳 총리는 이날부터 총리 업무에 복귀했다. 앞서 태국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30일 쁘라윳 총리가 헌법상 최장 8년인 총리 임기를 넘기지 않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태국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6명이 새 헌법이 공포된 시점인 2017년부터 임기를 따져야 한다며 "2014년 군 쿠데타로 총리 자리에 오른 시점부터 임기를 따져야 한다"는 야권의 청원을 기각했다.

태국 헌재가 새 헌법 공포 전 총리로 재직한 기간을 8년 임기 제한에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고 판결하며 쁘라윳 총리도 5주간의 직무 정지를 끝내고 이날부터 정부청사로 출근해 업무를 재개했다. 다음달 18~19일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도 주최국 정상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헌재 판결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인사와 함께 남은 임기동안 "어떤 정부도 시행한 적이 없는 도로·철도·항만 등 국가의 핵심 교통 인프라와 디지털 인프라 확충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헌재의 이번 판결로 쁘라윳 총리는 내년 3월까지인 현재 임기는 물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2025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방콕포스트는 2일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의 위라콘 캄프라콥 의원을 인용해 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쁘라윳 총리를 비롯한 3명의 총리 후보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선거법에 따라 정당이 최대 3명의 후보를 지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쁘라윳을 유일한 후보로 지명했던 2019년과는 대비되는 조치다.

이는 쁘라윳 총리에 대한 반감과, 그가 4년 임기를 다 할 수 없음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캄프라콥 의원도 쁘라윳 총리와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던 핵심 3인방 중 한명인 쁘라윗 현 부총리가 차기 총리로 지명되고, 쁘라윳 총리가 차기 부총리 또는 국방부나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고 밝혔다.

쁘라윳 총리가 네 번의 불신임 투표와 수많은 반정부 시위, 헌법 청원까지 맞닥뜨리고도 살아남았지만 태국 내 비판여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헌재 판결 이후 반정부 시위대가 강력히 반발하며 시위에 나섰고 지난 주말부터 쁘라윳 총리의 퇴진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위라 쁘라티쁘차이쿨 방콕포스트 전(前) 편집장도 헌재의 판결을 비판했다. 그는 방콕포스트에 게재한 글에서 "(쁘라윳의) 총리 임기가 계속될 수 있다는 헌재의 판결은 터무니없다. 대낮에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죽였지만 아무도 용의자에 대해 감히 증언하지 않고 총도 발견되지 않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쁘라윳은 2017년 5월 쿠데타 이후, 그해 8월부터 태국 총리를 지냈단 명백한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문제는 그가 그 사실을 받아들일 도덕적 점잖음(decorum)이 있냐는 것"이라며 "8년이면 3P(쁘라윳·쁘라윗·파오친다 등 군인 출신 내각 핵심 3인)에게 충분했다. 태국인들은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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