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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감] 마약성 의약품 오남용 급증…청년 중독 이어져

[2022 국감] 마약성 의약품 오남용 급증…청년 중독 이어져

기사승인 2022. 10. 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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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닐 패치의 20대 처방량, 최근 3년 사이 38.5% 증가
10~20대 접근 쉬운 식욕억제제, 마약성 진통제에도 중독 사례↑
한덕수 총리, 10대 마약사범 급증에 "마약범죄 특단 조치" 당부
미국발 편지서 마약 검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제주출장소가 지난달 28일 제주경찰에 신고된 탄저균 의심 우편물을 정밀 분석한 결과 동봉돼 있던 밴드 모양 스티커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LSD 성분이 나왔다고 6일 밝혔다.사진은 LSD 성분이 검출된 스티커가 담겼던 편지 봉투/제공=제주경찰청
마약 관련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사회 문제시되는 가운데, 마약성 진통제·식욕 억제제·마취제 등 마약성 의약품 오남용 사례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의약품을 자주 복용하는 습관을 들인 사람은 실제 마약 중독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편, 모르핀 등과 같은 계열의 진통·마취제인 펜타닐 패치의 20대 처방량은 2019년 4만4105개에서 2021년 6만1087개로 38.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체 펜타닐 패치 처방량이 348만6800개에서 339만4730개로 오히려 줄어든 것과 달리 특히 20대에서만 처방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펜타닐 패치는 1매당 3일(72시간) 정도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약효가 헤로인의 100배, 모르핀의 200배 이상으로 효과가 큰 만큼 중독성이 강하지만,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 형태로 사용이 간편해 10대 이하에서도 꾸준히 처방되고 있다. 특히 20대 펜타닐 패치 처방 건수와 환자 수는 비슷한데, 처방량이 늘어난 것은 오남용 사례가 더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식약처의 의료용 마약류 진통제 안전사용 기준에 따르면 펜타닐 패치는 18세 미만 소아청소년에게 투여 금기를 규정하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 사용이 필요하면 예외로 허용하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펜타닐 패치를 처방받은 18세 미만 환자가 총 1479명, 처방량은 9781개로 나타났다. 10대의 1인당 처방 건수도 2019년 4.42건에서 2021년 4.93건으로 늘었고, 1인당 처방량도 같은 기간 6.6개에서 7.15개로 늘어났다.

이에 더해 인터넷에 우울증과 두통에 좋다고 알려진 마약성 진통제 옥시코돈도 중독 사례가 늘었다.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강 의원실에 제출한 사례에 따르면 한 20대 남성은 두통을 해결하기 위해인터넷 검색 중 알게 된 옥시코돈을 처방받기 시작하면서 4년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중독으로 이어진 바 있다.

마약류 의약품으로 분류된 식욕 억제제도 의료기관에서 무분별하게 처방돼 10~20대 접근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복지위 소속 김미애 의원이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충청 지역 A 가정의원과 수도권 B 정신과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식욕 억제제를 한 해 평균 19만4000여 건, 25만6000여건 처방했다.

강 의원은 "처방이 쉬운 병원을 찾아다니며, 마약성 진통제를 찾는 중독 사례들도 있는 만큼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때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마약성 진통제 처방 이력을 필수적으로 검토해서 오남용 가능성을 낮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상황이 이런데도 마약 실태조사가 성인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자 "내년에 청소년 대상 마약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혀싸.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10대 마약 사범이 증가하는 등 마약 범죄가 늘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한국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지만, 인터넷 발전, 국제택배 증가 등에 편승하며 마약 유통이 확산해 그 지위가 훼손되고 있고 심지어 10대 마약사범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며 마약 근절에 진력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식약처에서는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한 제도를 도입했지만, 현장 이용률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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