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태원 참사]“산 사람부터 병원에” “대원들 빨리”…구조 상황 속속 공개

[이태원 참사]“산 사람부터 병원에” “대원들 빨리”…구조 상황 속속 공개

기사승인 2022. 11. 09. 17:1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신현영 의원 "참사 당시 환자 이송 우선순위 지켜지지 않아"
구조상황 녹취록 공개도…119신고서 '압사' 단어 20차례 나와
관련대화1
8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긴급 재난상황에서 구조활동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가 공유하는 모바일 정보망"이라며 이른바 '모바일 상황실'이라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일부 내용을 공개했다. 사진은 참사 약 2시간반 후 단체 대화방 내용 /제공=신현영 의원실
이태원 참사 직후 상황을 보여주는 구조 현장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과 소방 무전기록 등이 속속 공개되면서 재난 컨트롤타워 부재로 사태가 더욱 악화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전날 신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이른바 '모바일 상황실'이라 불리는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 관계자들이 공유하는 카카오톡(카톡) 단체 대화방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신 의원이 공개한 카톡 대화방에 따르면 참사 발생 2시간24분 후인 지난달 30일 새벽 1시39분께 소방청 중앙구급상황관리센터는 '현장에 망자 관련해 남은 30여명을 순천향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에 중앙응급의료상황팀은 '이러지 말라. 응급환자를 포함해 살아있는 환자 40여명을 먼저 이송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서울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새벽 1시45분 '사망 지연환자에 대해 이송병원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하자 중앙응급의료상황팀은 '우리가 안할 것'이라며 '산 사람부터 제발 병원에 보내 달라'고 답했다.

신 의원은 대화 내용을 근거로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부재해 환자 이송 우선순위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한을 사용해 살릴 수 있는 사람부터 이송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현장에 있는데 역할을 하지 못한 유령과 같은 존재였다"고 질책했다.

◇당시 상황 보여주는 무전기록도 공개돼…119신고 통해 '압사' 단어 20차례 언급되기도
참사 당시 구조 상황을 짐작게 하는 소방 무전기록도 공개됐다. 앞서 민주당 이태원참사 대책본부가 공개한 소방 녹취록에 따르면 참사 발생 최초 신고가 접수된 것은 29일 오후 10시15분이다. 이후 10시18분 용산소방서는 주변 구조대를 불러모아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전파했다. 약 5분 뒤 "10명 정도가 깔려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며 응급환자 숫자도 언급했다.

용산소방서 지휘팀장은 10시29분 구청과 경찰의 지원을 독촉하며 "차량 진입이 곤란하니 도보로 신속하게 이동해 달라"고 요청했다.

10시42분에는 "15명 정도 CPR(심폐소생술)을 실시 중인데 인원이 모자란다. 대원들 빨리…"라며 추가 출동 요청을 했다. 이후 11시쯤 "30명의 의식이 아예 없다"며 "대원을 더 보내줘야 한다"는 무전이 들어왔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첫 신고가 들어온 뒤 28분 후인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11시13분 인근 5~6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대응2단계를 발령했다. 최 서장은 11시5분 "호텔 뒤편으로 많이 보내줘야 해, 빨리!"라고 소리치며 이같은 지시를 11차례나 했다. 그러나 경찰 기동대가 실제로 현장에 도착한 것은 11시40분쯤으로 알려졌다.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11시48분 녹취록에 처음 등장했고 그는 "현 시간부로 대응3단계를 발령한다"고 선언했다.

이외에도 전용기 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119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15분부터 30일 오전 0시56분까지 접수된 신고는 총 100건이다. 이날 119신고에는 '압사'라는 단어가 총 20차례 언급됐다.

10시20분부터는 "사람이 깔렸다"는 말과 함께 비명이 함께 녹음됐다. 신고 기록에는 "밀지 마세요" , "살려주세요"라는 피해자들의 외침이 담겼다. 비슷한 녹음은 참사가 발생한 지 24분이 지난 오후 10시29분까지 이어졌다.

한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현장 지휘를 했던 최 서장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일각에선 "꼬리자르기식 수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특수본은 참사 발생 당시 최 서장이 경찰과 공동대응 요청을 주고받고 현장에 출동하는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혐의라고 설명했다.

이태원 사고, 부상자 구조<YONHAP NO-0343>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참사가 발생했다. 30일 새벽 현장에 급파된 의료진들이 부상자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