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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지난 2일 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은 SA-5 지대공 미사일”(종합)

“북, 지난 2일 NLL 이남으로 쏜 미사일은 SA-5 지대공 미사일”(종합)

기사승인 2022. 11. 0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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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6일 잔해 수거해 분석...'의도된 도발' 의견 일치
군 당국 "탄도미사일 대신 쏜 지대지 용도"
일부 전문가 "비질런트 스톰 참가 전력 위협용"
북 미사일 추정 잔해물은, 지대공미사일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리가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앞에서 북한 미사일 잔해물 추정 물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2일 분단 후 최초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겨 남쪽으로 쏜 미사일의 종류가 탄도미사일이 아닌 지대공 미사일인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당초 합참은 발사직후 포착된 이 미사일이 비행 궤적이 일반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비행 궤적과 유사하다고 판단, 이 미사일을 SRBM으로 추정했었다. 하지만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이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해 정밀 분석한 결과, SA-5(러시아명 S-200) 지대공미사일로 결론 내렸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은 지난 6일 동해 NLL 이남에서 북한이 지난 2일 도발한 미사일 잔해물을 인양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정밀분석을 진행해 왔다"며 "인양된 잔해물은 길이 약 3m, 폭 약 2m 정도로, 형상 및 특징을 볼 때 북한의 SA-5 미사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SA-5는 지대지미사일로도 사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가진 미사일"이라며 "최근 러시아도 유사한 지대공미사일을 우크라이나전에서 지대지미사일로 사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방부는 "이번 북한의 SA-5 미사일 발사는 계획적으로 의도된 도발이 분명하다"며 "우리 군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방부는 "우리 군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압도적 능력으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고도 약 100㎞로 190㎞ 가량 날아와 속초 동쪽 57㎞ 해상에 떨어졌다. SA-5 지대공미사일은 액체엔진을 사용하며 스커드-B 탄도미사일 대비 약 70∼80%에 해당하는 추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대공 미사일의 특성상 추력 조절 기능을 탑재, 교전 상황에서 추력이 더 필요할 경우 조절이 가능하다. 산화제로 맹독성 물질인 적연질산을 사용하는 등 전형적인 북한의 구형 미사일이다.

북한이 NLL이남으로 쏜 미사일이 SA-5 지대공 미사일로 밝혀졌지만 이 미사일을 쏜 이유에 대해서는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분석이 갈렸다.

'북한의 의도적 도발'이라는 부분에는 군 당국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쏜 2일은 한·미 연합 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 진행중이었고, 다수의 한·미 군 항공기들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다. 북한이 이에 대응해 일부로 남쪽을 향해 미사일을 쐈다는 것이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SA-5를 지대지 미사일 형태로 쏜 것으로 보고있다. 미사일을 발사한 각도가 NLL 이남을 겨냥한 데다 공대지 미사일의 경우 표적을 추적하고 격추하기 위해 지상의 사격통제레이더와 교신해야 하지만 이런 신호가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지대공 미사일의 경우 표적이 사라지면 자폭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 데 자폭 없이 NLL 이남까지 비행한 점도 이의 근거로 꼽았다.

이에 반해 일부 전문가들은 '비질런트 스톰'에 참가한 한·미 공중 전력에 위협을 가하기 위한 지대공 미사일 사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군도 지대공미사일인 '나이키'를 지대지 미사일로 사용한 적이 있고, SA-5 역시 사거리 300㎞짜리 지대지 미사일로 쓰는 게 불가능한건 아니지만 이들 모두 정확도나 위력 등 전술적 효용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당시 한반도 상공에는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수많은 한·미 공중 자산이 훈련을 하고 있었고, 여기에 위협을 느낀 북한이 경고성으로 NLL 남쪽으로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들어 무더기로 미사일 도발을 해온 만큼 보유한 신형 미사일의 적정 보유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 구형 미사일을 꺼내 쏜 것이라는 분석, 북한이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에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 등 여러 분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후 3시 31분쯤 평안남도 숙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쏘며 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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