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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4분기 실적 먹구름…HMM 민영화 적기 놓쳤나

[마켓파워] 4분기 실적 먹구름…HMM 민영화 적기 놓쳤나

기사승인 2022. 11. 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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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물동량 감소에 운임 하향세
4분기 영업익 전년비 47% 감소 전망
영업 손실땐 인수자 찾기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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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해운 운임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HMM의 향후 실적 전망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올 3분기에는 성수기 효과로 수익성을 방어해냈지만, 4분기부터는 하락한 운임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내년까지도 해운업 시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정부가 지분 매각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2조601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장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다. 수요 둔화에도 물동량이 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4분기에는 하락한 운임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4분기 매출액 3조5749억원, 영업이익 1조4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 47%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올랐던 운임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고, 경기 둔화로 물동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TEU당 1443달러로, 전주 대비 8.6% 떨어지며 급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호실적을 기록하던 2분기에 비해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HMM 주가는 2만1500원으로, 연중 최고치인 3만5400원에 비하면 39%가 떨어졌고, 2분기 말 대비해서도 13% 하락했다.

불안한 실적 전망에 더해 정부가 계속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분류된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이상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어서다.

특히 HMM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발행한 약 2조800억원어치의 전환사채(CB)는 기업가치에 더욱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바꾸면 정부 지분율이 70%를 넘기게 될 수 있어서다. 정부가 보유한 주식수가 많아질수록 시장에 주식이 많이 풀릴 수 있다는 '오버행' 우려도 커지게 된다. 그간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전환가액보다 주가가 높은 상황이라며 전환 청구권을 행사해왔다.

이처럼 정부 지분이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해운 업황 악화가 우려되면서 민영화를 위한 매각 적기를 이미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일본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 증권은 내년 하반기부터 HMM이 영업 손실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90% 이상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영업손실까지 내게 되면 인수 후보가 선뜻 나서기는 더욱 쉽지 않다. 지난 9월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HMM 민영화를 원칙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밝혔다. 해양진흥공사 상위 기관인 해양수산부의 조승환 장관도 HMM의 민영화 원칙은 분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빠른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산은의 기조와 달리 해양수산부는 아직 HMM이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마비로 해운 시황, 운임이 과도하게 높았던 상황"이라며 "4분기 이후 운임이 추가 하락하더라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HMM은 현재 10조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재무 지표도 안정적으로 돌아온 만큼 부진한 업황에서 얼마나 선방하는지가 조기 민영화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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