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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육사 지방이전, 서울시장님과 노원구청장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칼럼] 육사 지방이전, 서울시장님과 노원구청장님의 생각은 어떠세요?

기사승인 2022. 11.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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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효식 '같.다.' 대표·전 한화디펜스 상무
엄효식 대표1
엄효식 '같.다.' 대표·전 한화디펜스 상무
육군사관학교(육사)의 지방이전을 두고 논란이다. 충남지역 자치단체는 육사를 유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현재 육사가 위치한 지역의 자치단체에서는 진지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저 상대편의 의견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기만 한다.

육사 이전을 강력히 원하는 논산시의 메인슬로건은 '함께해you'다. 당신(you)과 함께 해서 즐겁고, 함께해서 행복한 논산, '~해유'라는 논산지역의 방언으로 논산시의 친근하고 밝은 이미지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지금 육사이전 문제를 두고 논산시의 태도는 슬로건과는 사뭇 다르게 매우 전투적이다.

육사가 자리잡고 있는 서울시와 노원구의 모습은 논산시와 상반된다. 서울시청 홈페이지와 노원구청 홈페이지에서 육사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검색해봤다. 홈페이지의 어디에서도 육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엄연히 행정구역내에 존재하는 교육기관이자 사관학교이지만 서울시와 노원구가 주민들에게 육사의 존재를 인식시키려는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현상에 대해 자치단체 탓만 할 것은 아니다. 그동안 육사를 비롯한 군 당국의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서울시·노원구청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사관학교 공간을 적극 개방하면서, 생도들의 화랑의식때 서울시장과 노원구청장을 초청하고 시민들과 함께하는 등 보다 진일보한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랬다면 육사 이전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서울시와 노원구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과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논산'을 기억한다. 건강하게 성장한 청년, 알토란 같은 자식들이 군대를 갈 때 처음 떠오르는 곳이 '논산훈련소'이기 때문이다. 1951년 제2훈련소라는 이름으로 창설된 이래 900여 만명이 거쳐갔고, 1999년 '육군훈련소'로 부대명칭을 변경했지만,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논산훈련소로 부른다. 육군훈련소에는 1만 6000여 명 이상이 상주하고 있다. 1년 평균 12만 여 명의 신병교육을 한다. 육군이 전체 양성하는 신병의 47%에 해당한다. 육군훈련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육군자체가 대한민국의 군대로서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또 논산에는 서울에서 양촌면으로 이전한 국방대학교가 있다. 국방대학교가 논산으로 이전할 때 여러 가지 장밋빛 구상이 제시됐다. 그때 발표했던 내용들이 실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는 현재 국방대학교를 눈으로 확인해보면 된다.

개인적으로 특별한 상황이 생기지 않는 한 육군훈련소가 타지역으로 이전할 가능성은 없다는 생각이다. 물론 다음번 대통령 선거 등을 앞두고 '육사 이전'처럼 '육군훈련소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울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다.

논산시는 육사 이전보다는 육군훈련소에 집중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군대와 입대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논산'으로 방향성을 잡고, 거기에 알맞은 프로그램과 역사적·문화적 가치 등을 높여나가는 게 더 유익하다고 본다.

육사는 국가안보의 미래를 위해 사관생도를 양성하는 곳이다. 생도들이 학습하고 수련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육사가 있어야 할 곳이다. 현재 위치가 그 곳이다.

육사 이전 논란에 대해 서울시장과 노원구청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 궁금하다. 물론 육사가 서울시장과 노원구청장의 우선 관심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 육사를 떠나보내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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