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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반 다수당 無’ 말레이 총선…합종연횡 따른 정치적 혼란 불가피

‘과반 다수당 無’ 말레이 총선…합종연횡 따른 정치적 혼란 불가피

기사승인 2022. 11. 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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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YSIA-POLITICS-ELECTION <YONHAP NO-0942> (AFP)
안와르 이브라힘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운데)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지자들과 함께 승리를 자신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와르 전 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대(PH)는 이번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를 확보했지만 과반수를 넘지 못해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졌다./제공=AFP·연합
19일 치러진 말레이시아의 조기 총선에서 기존 여당이 처참히 패배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전(前) 부총리가 이끄는 개혁파 정당연합이 최다 의석을 차지했지만 단독 정부 구성을 위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물밑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1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말레이시아 선거 역사상 처음이다.

20일 AP통신과 채널뉴스아시아(CNA)에 따르면 전날 실시된 말레이시아 총선에서 안와르 전 부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대(PH)가 하원 222석 중 82석으로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선 무히딘 야신 전(前) 총리의 국민연합(PN)이 73석을 얻었다.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수십년 간 집권하던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최대정당이었던 국민전선(BN)은 30석 획득이란 충격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말레이시아 하원의 전체 의석은 222석이지만 악천후와 투표일 직전 후보 사망 등의 사고로 3곳에서 차질이 빚어져 219곳의 결과만 발표됐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는 만큼 PH와 PN이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해 다른 정당들과 협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무히딘 전 총리는 "청년들로부터 이어진 지지가 예기치 않은 선거의 성공에 기여했다"며 "정부 구성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무히딘의 PN은 연정 구성을 위해 안와르의 PH와는 협력하는 것을 고려하진 않을 것이라 밝혔다.

반면 안와르 전 총리는 "무히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당초 이번 선거는 장기집권해 온 보수성향의 BN이 개혁성향의 PH와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중도파인 PN이 제3당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선거 이후 연정을 구성하기엔 중도파 성향인 PN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BN은 말레이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오며 장기집권했으나 부정부패로 민심을 잃었다. 이번 선거 참패에는 최근 터진 나집 라작 전(前) 총리의 부패 스캔들이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BN은 성명을 통해 "국민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라면서도 "안정적 정부 구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연정 참여 의사를 드러냈다.

한편 97세의 나이에 또 다시 선거에 출마해 화제가 됐던 마하티르 모하맛 전 총리는 선거에서 참패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랑카위에서도 5명의 후보 중 4위에 그쳤고, 그가 이끄는 정당연합 조국운동(GTA)도 단 한 석의 의석을 얻지 못했다. 4500여표 득표에 그쳐 선거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한 처지가 된 마하티르 전 총리는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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