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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재발 방지 없이 지속할 수 없어” (종합)

윤대통령, 도어스테핑 잠정 중단…“재발 방지 없이 지속할 수 없어” (종합)

기사승인 2022. 11. 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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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난동에 가까운 행위 벌여져" 비판
"기자단과 협의 속에 자정 바라" 중단 장기화 불가피
출근길 질의응답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21일부터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의 공개 설전 여파로, 윤 대통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취임 후 6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도어스테핑 중단 소식을 알렸다. 이어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그 취지를 잘 살릴 수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지칭하는 '불미스러운 사태'는 지난 18일 MBC 기자와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에서 벌어진 공개 설전을 말한다. 당시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서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 전용기 탑승 불허 결정에 대해 "악의적인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MBC 기자는 윤 대통령을 향해 "무엇이 악의적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후 MBC 기자와 이 비서관이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5월11일 첫 도어스테핑을 시작으로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총 61차례에 걸쳐 기자들과 즉석 문답을 가진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로 집무실을 옮긴 후 '구중 궁궐'로 불려온 청와대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연출해 온 것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용산 시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었고, 여권 일각에서도 국정 지지도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을 여러차례 드러냈고 중단 없이 이어졌다. 그랬던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것은 그만큼 대통령실 내부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도어스테핑을 정착시키고 전통을 만드려고 한 것은 스스로 견제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당시 현장은 국민과의 '소통의 장'이 아니라, 고성이 오가고 난동에 가까운 행위가 벌어지는, 국민 모두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현장이었다. 재발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도어스테핑을 유지하는 것은 국민과 진솔히 소통하려는 본래의 취지를 위협받게 된다. 그런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MBC 기자에 대한 교체나 징계를 MBC 측이나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사실상 요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대통령실은 지난 19일 밤 출입기자 간사단에 '운영위원회 소집 및 의견 송부'건을 전달하며 MBC 기자에 대한 △출입기자 등록 취소 △대통령 기자실 출입정지 △다른 MBC 소속 기자로 교체 등 3개 방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간사단은 근거 규정이 미비하다고 보고,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부 논의가 계속 진행됐다"면서도 "다만 대통령실에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보다, 기자단과 협의 속에서 자정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한 것을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이 '근본적인 검토'를 강조한 만큼 당분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김영태 대통령실 대외협력비서관은 앞선 '설전' 사태에 대한 책임감을 표명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이 도어스테핑 공간을 책임지는 관리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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