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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 곁에 잠든 참전용사…70년만에 백마고지서 돌아오다

전우 곁에 잠든 참전용사…70년만에 백마고지서 돌아오다

기사승인 2022. 11. 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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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왼쪽) 이등중사와 편귀만 하사의 유해 발굴 당시 모습/제공=국방부
6·25전쟁 당시 전우와 함께 참호에서 전사해 70년간 묻혀 있었던 참전용사의 신원이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지난 7월 백마고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고(故) 김용일 이등중사로 확인했다고 30일 전했다. 김 이등중사와 편 하사는 국군 9사단 30연대 소속으로 1952년 10월 6∼15일 치러진 백마고지 전투에 참전했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 21일 신원 확인 소식이 전해졌던 고 편귀만 하사와 같은 참호에서 발견됐다. 눈을 감는 순간부터 70년간 함께 있던 전우들이 발굴되며 연속으로 신원이 파악된 것이다. 발굴 당시 두 군인의 유해는 나란히 붙어 있었고, 주변에서 M1 소총 등 유품 91점이 나왔다.

김 이등중사 유해는 참호에서 웅크린 자세로 가슴 부위에 팔을 모은 모습의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머리뼈 위에 철모, 발뼈에는 전투화 밑창, 정강이뼈에는 고무링이 둘러매어져 있는 등 유품들이 생전 착용 위치를 유지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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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일 이등중사의 인식표./제공=국방부
가슴에 모인 아래팔뼈 안쪽에선 고인의 이름 세 글자가 선명히 새겨진 인식표도 발견됐다. 이를 통해 특정된 신원을 바탕으로 친손자와 유전자 비교를 거쳤고 가족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김 이등중사는 충북 괴산군에서 6남 6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내를 만나 슬하에 1남 1녀를 뒀지만, 막내딸이 태어난 지 한 달 만인 1952년 3월 육군에 입대하면서 먼 길을 떠났다. 그렇게 70년 만에 손자 곁으로 돌아왔다.

손자 김정덕씨는 "아버지가 세 살 때 할아버지가 입대해 기억에 없었을 텐데 (할아버지를) 애타게 보고 싶어 하셨다"며 "손자인 제가 장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국유단은 2000년 4월 시작된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으로 지금까지 전사자 201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국유단은 유해 신원 확인에 국민 참여가 필요하다며 전화나 인근 보건소·보훈병원·군병원 등으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를 희망하나 거동 불편, 생계 등 이유로 방문이 어려우면 국유단이 직접 찾아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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