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철새 정치” 공세, 안철수 “정권교체 단일화도 잘못이냐”

국민의힘 당권주자, 세 결집 위한 광폭 행보
金, '마포포럼' 참석…보수원로 등 핵심 지지층 공략
安, 정책 경쟁력 강조…"인수위원장 경험, 국정과제 잘 이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초청강연회에서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당심을 공략하며 세 결집에 나섰다. 전날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김기현-안철수' 양자 구도로 사실상 좁혀지면서 두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도 거칠어지는 분위기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하고 "도를 넘은 경쟁과 분열을 즉각 중단하라"고 당부했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오후 마포구에서 열린 당 전·현직 의원모임 '마포포럼'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마포포럼의 상임고문으로 있는 김무성 전 의원 등 40여명의 회원에게 보수 정통성을 강조했다. 보수 원로들의 지지기반을 다지고, 중앙 당심을 확보해 전대 레이스에서 선두 자리를 굳히겠다는 심산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안철수 의원의 '수도권 대표론'을 겨냥해 "저야말로 외연 확장성이 더 높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서도 제 지지율이 더 높다는 통계가 여론조사에서 나오고 있는데 뭘 근거로 수도권이 강점이라는지 잘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최근 안 의원이 '공천 공포정치'라며 계파 싸움을 부추긴다는 취지의 비판에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안 의원은 다음 대선에 나가겠다고 사실상 공개 행보를 하고 있다"며 낙하산 공천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인청경영포럼' 후 취재진에게 최근 김 의원의 네거티브 공세에 "옳지 않은 말씀"이라고 일축했다. 안 의원은 최근 김 의원이 '철새 정치', '여기 기웃 저기 기웃' 등으로 비판하고 있다는 질의에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 때 열심히 도운 게 잘못된 것이었다는 말씀 아닌가"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해서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안 의원은 네거티브 공방이 확전되는 것을 경계하며 정책 분야의 강점을 내세웠다. 그는 윤석열정부 출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경험을 거론하며 "국정과제에 대해서는 이번에 (전대에) 나오는 어느 후보보다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어 "지역 불균형 발전이 저출생 고령화의 근본 원인"이라며 "근본 해법은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글로벌 대기업을 유치할 수 있게 해줄 때 그 지역이 제대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전문성으로 '윤심'이 아닌 '윤힘 보태기'를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한 발언이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갑 당원협의회 주최 당원간담회를 찾아 당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한편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당대회는 단순히 패자와 승자를 가리는 선거가 아닌 당원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 당심을 모으는 '축제의 장'"이라며 "도를 넘은 경쟁과 분열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 의원은 당 초선 의원들의 나경원 사과 촉구 연판장이 회견의 계기가 됐다면서 "이런 전대는 안 하는 게 낫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당원들은 지금 전당대회가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우려한다"면서 "당권주자들은 자신이 꼭 당대표가 되겠다는 개인적 욕심을 넘어 전대에서 당심 통합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현-안철수' 양자구도에 대해선 "지금 전대(레이스)가 우스워져 양자구도와 삼자구도는 큰 의미가 없다"며 "언론도 다양한 후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후보 등록도 하지 않았는데 지나치게 양자구도로 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