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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뒤덮은 실적 먹구름…증권가 ‘불황의 늪’

여의도 뒤덮은 실적 먹구름…증권가 ‘불황의 늪’

기사승인 2023. 01. 2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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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증시 부진·PF대출 부실로 올해도 불황 우려
수수료 수익 감소 직격탄…"회복에 시간 더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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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에 실적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 졌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증시 불황과 미분양 공포로 인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 때문이다. 올해도 PF대출의 실질 만기가 축소돼 신용·유동성 리스크가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전망 역시 밝지않은 상황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NH투자·삼성·메리츠·키움·대신 등 실적 전망치가 집계되는 국내 6개 대형증권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7294억원이다. 전년 동기 1조1586억원 대비 37%(4292억원) 줄어든 규모다.

메리츠증권을 제외한 5개 증권사들은 이미 지난해 3분기에 전년대비 반토막난 영업이익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26일 실적을 발표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2349억원 대비 61.6% 감소한 90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459억원, 순이익이 6194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43.1%, 47.7% 감소했다.
삼성증권도 27일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5786억원으로 전년대비 55.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은 4239억원으로 56.1% 줄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준 금리 급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 증가가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45억원으로 전년 동기(2338억원) 대비 46.7% 급감했한 것으로 추정된다. 키움증권도 같은 기간 2481억원에서 1611억원으로 31.1%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 올해 글로벌 금리 인상기조 장기화, 주가 하락에 투자자 감소, 투자은행(IB) 부문 부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급감 등이 작용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전에 없던 실적 부진을 겪은 건 핵심 사업인 '수수료 이익' 감소의 영향이 크다. 이달 코스피 일 평균 거래대금은 6조9054억원으로 지난해 1월(11조2827억원) 대비 38.8% 줄었다. 미국의 긴축 속도에 대한 우려가 일년 내내 증시를 짓누르며 약세장이 이어지자 '동학개미'들은 증시에서 빠져나갔고, 이는 증권사의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부진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감소했고, 부동산시장 둔화에 따른 자산 재평가와 운용수익 부진 등의 영향도 컸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이후 신규 PF딜이 크게 감소하면서 증시와 부동산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며 "매 반기마다 비시장성 자산을 재평가하는데, 부동산·주식 등이 모두 떨어지고 있어 4분기 실적 감소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올해에도 암울한 거시경제 환경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로 인해 증권사의 불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특히 PF대출의 실질 만기가 축소돼 신용 리스크·유동성 리스크 겹악재 가능성이 있어 1분기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PF 유동화증권 만기는 새해 1분기에 집중돼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PF시장 연착륙 지원 방안과 주거용 부동산 청약 관련 규제완화 발표 등으로 증권사 실적이 다소 나아질 여지는 있다"며 "하지만 본격적인 증권사 영업수익 회복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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