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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반도체 고난의 행군 시작… 하반기까지 버텨야 산다

삼성·SK 반도체 고난의 행군 시작… 하반기까지 버텨야 산다

기사승인 2023. 02. 0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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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메모리 적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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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공장 전경. /제공 = 삼성전자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의 중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난의 행군을 시작했다. 팬데믹 특수 이후 급격한 수요 위축과 재고 과잉으로 분기별 조단위 적자가 예고되면서다. 전문가들은 매분기 조단위 손실을 견뎌내면 하반기 반등의 불씨를 틔울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조7012억원으로 10년만에 분기 적자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97% 줄어든 2700억원의 반도체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바 있다. 메모리만 따지면 큰 폭의 적자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인위적 감산'은 없다면서 시황 악화를 미래 성장의 기회로 삼겠다고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상저하고'의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기술적으로 생산량을 배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를 50% 이상 줄이며 적극적인 감산에 돌입했다. 다만 신제품 개발과 선단공정 구성을 위한 기술 투자는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1분기 더 어렵다… 보릿고개 넘는 삼성·SK
1분기 영업 환경은 역대급 적자를 낸 지난해 4분기보다 더 가혹하다는 게 양사 공통의 평가다. 이미 4분기 조단위 적자를 낸 상황에서 업계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고금리·고물가 속에서 투자·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첨단산업의 쌀인 반도체 재고는 쌓여가고 있다. 삼성과 SK 모두 반도체 재고량은 지난해 4분기 기준 정점을 찍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1년말 13조6897억원 수준의 재고자산은 26조3652억원으로 92.6%, 같은기간 SK하이닉스는 6조6003억원에서 14조6650억원으로 122.2% 뛰어올랐다. 1년새 배 이상 불은 셈이다.

재고가 넘쳐나다보니 반도체 판매단가는 더 떨어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D램 고정단가는 2021년 3분기 4.1달러에서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2.38달러까지 추락했고 올 1분기 1.81달러까지 떨어졌다. D램단가가 1달러대로 떨어진 건 2016년 D램 고정거래가격을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이쯤되자 업계는 지금 반도체를 만들수록 손해라는 시각이다. SK와 마이크론 등이 이미 10~20% 이상 생산량을 줄이고 삼성 역시 라인 재배치와 설비 교체 등을 언급하며 기술적 감산을 시사한 배경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투자비용을 지난해 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이며 버텨가기로 했다. SK측은 "가뜩이나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인데 특히 올해는 업계 전반의 높은 재고로 예년보다 수요가 더 위축될 것"이라면서 "수요에 맞춰 D램은 전분기 대비 두자리수, 낸드는 한자릿수 후반대 줄어든 수준의 출하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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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공장 전경. /제공 = SK하이닉스
◇하반기 '반등' 불씨 주목… 줄어든 공급·살아나는 글로벌 소비 심리
시장에선 하반기부터 수요가 되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수요측면에선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중단, 시장을 개방했고 자이언트스텝을 밟던 미국이 베이비스텝으로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면서 글로벌 소비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신규 CPU 사파이어래피즈가 출시됐고 AI에 기반한 데이터센터 증설이 올해 재개 돼 메모리 반도체 수요차 새롭게 창출될 것이란 시각이다. 김형준 서울대 명예교수(차세대 반도체사업단장)는 "서버용 CPU가 교체되면 그에 맞게 메모리도 교체돼야 할 것"이라며 "3분기부터는 연말까지 DDR4 10~20%가 DDR5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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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모바일 IT기기 구매 수요가 장기간 억눌리고 있는 측면도 추후 업황 반등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양재 KTB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 약세가 2년 동안 지속돼 오면서 향후 교체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업황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다음날인 2일 갤럭시 S23을 출시하고 흥행 몰이에 나선다.

이날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D램 수요는 10% 초반대, 낸드는 20% 초반 성장이 예상된다"며 "업계 감산 영향이 1분기부터 가시화되고 투자 축소로 향후 공급 여력 또한 줄어들게 되면 올해 중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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