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지지층의 다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대선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원한다는 대답이 많았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미 등록유권자 1003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민주당 성향 무당층의 58%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을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로 선호한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31%였다.
공화당 지지층과 공화당 성향 무당층의 경우 4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원한다고 답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후보로 선호한다는 답변도 44%로 두 의견 간 격차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응답자의 30%는 화가 날 것이라고 답했다. 불만족스럽지만 화나진 않을 것이란 답변은 32%, 만족하지만 열광하진 않을 것이란 답변이 29%였다. 7%는 열광할 것이라고 했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유권자의 36%는 화날 것이라고 했다. 불만족스럽지만 화가 나진 않을 것이란 의견 20%, 만족하지만 열광하진 않을 것이란 답변은 26%였다. 17%는 열광할 것이라고 말해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적극 지지층과 적극 반대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가상 양자대결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45%,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율을 각각 기록해 오차범위(±3.5%포인트)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율은 42%였으며 세부적으로 경제 문제에서 37%,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선 38%의 지지를 받았다.
WP는 "바이든과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기록적인 득표를 했을지 모르지만, 차기 대선을 앞둔 초기 단계에서 재대결에 대해 미국인은 거의 열의를 보이지 않는다"며 "둘 중 누구도 자당에서 광범위한 흥분을 자아내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 미국인은 둘 중 누가 이겨도 불만족스럽거나 화날 것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도 두 전현직 대통령은 비슷한 결과를 받아든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유일하게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기밀 유출 사건 등의 악재로 인해 당초 지난달로 예상됐던 출마 선언의 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