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울릉군, ‘눈 축제’ 내년을 기약하며

기사승인 2023. 02. 0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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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부 조준호 기자
조준호 ..
사회 2부 조준호 기자
경북 울릉군은 이달 3일부터 5일까지 북면 나리분지 일원서 '가족·연인이 함께 하는 설(雪)렘 가득 울릉도 눈 체험'이라는 주제로 울릉도 눈 축제를 치뤘다.

울릉도 눈 축제는 14년간의 공백기 후 올해 부활한 도전적이고 시험적인 행사였다.

남한권 군수가 지난해 취임 후 겨울철 아름다운 눈을 활용해 지역 파급력이 큰 관광산업에 조금이라도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준비한 행사였다.

축제는 무사히 끝났지만 아쉬움과 여운을 남겼다. 분명 타 지역 축제랑 비교하면 완성도나 인원동원, 즐길거리가 부족해 마치 작은 행사처럼 느낄 수도 있다.

보통 축제나 행사의 완성도는 예산과 준비기간, 그리고 기획력에 비례한다. 이 중 예산이 많으면 다른 부분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이번 치러진 눈 축제는 울릉도 대표적 축제인 오징어축제의 예산의 삼분의 일 수준인 8000만원 가량 이었다. 일반 노래자랑대회 수준의 예산이었다.

축제준비기간도 타 축제의 비해 너무나 짧았다. 지난해 남 군수가 취임 후 하반기부터 준비를 시작했고 또 14년 만에 부활된 눈 축제라서 숫제 다시 기획한 행사였다.

더욱이 축제를 앞두고 폭설로 인해 눈 폭탄을 맞은 울릉군은 행정력이 제설작업에 쏠려 어떤 축제보다 더 힘든 환경에서 치러졌다. 준비부터 행사를 이끈 관계자와 참여한 주민들의 노고가 묻은 행사였다.

하지만 축제시기에 여객선은 고작 한 대만 운항해 향후 홍보가 되더라도 분명 한계점이 보인다.

무엇보다도 축제 관련 예산이 작아 축제의 확장성과 완성도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 모든 것을 공무원의 노력과 참여한 주민들의 열정만으로 대신 할 수 없다. 행사 때 부르는 초대가수 한명의 겔런티가 수천만원이 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눈 축제에 눈이 많아서, 사과 축제가 사과가 많아서, 오징어축제가 오징어가 많아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축제는 체험, 먹거리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행사를 돋보이게 한다.

주제의 확장성도 필요할 듯하다. 예를 들어 눈 축제의 주제는 눈이지만 눈과 불빛이 합쳐 연출 할 수도 있다. 또 오징어 축제라고 단편적으로 오징어에만 초점을 두고 오징어 먹거리, 체험 등에만 시선을 둘 필요는 없다.

언제부턴가 울릉도는 겨울철만 되면 일상이 멈춘 듯 고립되고 공동화 현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이를 해결키 위해선 눈 축제를 키울 필요성과 명분 또한 크다. 이를 반증하듯이 주민 중 겨울철 눈 축제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주민들이 많다.

앞으로 군과 의회, 기업, 주민 등이 합심해 제대로 준비하고 기획하면 '화천 산천어 축제'처럼 지역을 살리는 효자 축제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겨울철 관광객이 거의 없는 현실에서 관광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게 잘만 기획하면 대박 확률도 높다. 화천 산천어 축제도 강원도 오지에서 힘든 주변 환경적 요인을 극복하고 키웠고, 매년 업그레이드 하며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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