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시각장애 판사’ 김동현 “장애인도 우리시대 살아가는 한 사람”

‘시각장애 판사’ 김동현 “장애인도 우리시대 살아가는 한 사람”

기사승인 2023. 04. 17. 17:5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카이스트 나와 법학전문대학원 다니던 중 의료사고로 시력 잃어
"직원들 도움으로 문서 내용 귀로 들어…도면은 '3D펜' 사용"
사법제도 속 '장애인 지원 제도' 부족 지적도
김동현 판사 KakaoTalk_20230417_154437506_01
김동현 판사 /제공=서울중앙지법
오는 20일 예정된 제43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17일 오후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시각장애인 서울중앙지법 민사5부 김동현 판사의 강연이 진행됐다.

카이스트를 졸업한 김 판사는 진로탐색 중 IT전문 변호사를 꿈꾸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다니던 중 2012년 의료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김 판사는 2015년 제4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이후 서울고등법원 재판연구원, 서울특별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변호사를 거쳐 2020년 10월 법관이 됐다. 김 판사는 2021년 4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 판사는 법원 직원들의 도움과 시스템 지원을 통해 판결문 작성 등 업무를 무리 없이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속기사 도움으로 소송 기록을 한글 파일 등으로 바꾼 뒤 음성 변환 작업을 거쳐 문서 내용을 귀로 듣는다"며 "도면은 직원이 3D 펜으로 선을 따라 그려주면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파악한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접근성'에 대해 "특별히 무엇인가를 변경하지 않아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시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 판사는 현행 사법제도에서 장애인 피해자 보호·지원 등 체계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 시내 4곳뿐인 '학대장애인 보호소' 확충 △발달장애인 진술조력제 강화 등을 강조했다.

김 판사는 "30년간 비장애인이었고 어쩌다 보니 사고로 장애인이 됐다"며 "그 이전과 이후의 제가 다른 사람이 아닌 것처럼, 장애인도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애인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면서 "장애인도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