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비' 넘어 '공격경영' 제시 촉각
내달말 조직 개편·임원 인사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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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21일부터 구광모 회장 주재 아래 전자 계열사를 시작으로 사업보고회를 연다. 앞으로 한달 여간 구광모 회장이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 계열사,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화학 계열사, LG유플러스 등 통신·서비스 계열사의 각 CEO(최고경영자) 및 사업부문별 담당자와 얼굴을 맞대고 올해 성과와 목표 달성 여부, 내년 경영 목표와 전략을 점검한다.
재계는 올해 사업보고회에서 구 회장이 던질 화두에 주목한다. 지난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구 회장은 줄곧 '위기 대응'과 '미래 준비'를 주문해왔다. 매년 이어지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한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를 통해 '차별적 고객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게 구 회장의 기본적인 경영전략이다. 그간 구 회장의 주문에 따라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매각 등 굵직한 체질 개선 작업을 마무리 지은 상황이다. 또한 배터리, 자동차 전장,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분야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캐즘' 우려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잇딴 수주 낭보를 전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LG 관계자는 "올해 사업보고회에서 어떤 내용이 구체적으로 다뤄질 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다만 올 들어 구 회장의 행보를 볼 때, 보다 공격적인 목표 설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 회장은 지난 6월 북미 현장 방문과 지난달 그룹 최고경영진 40여 명과 가진 '사장단 워크숍'에서 "지금의 LG는 세계 최고, 최초를 위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 온 결과"라며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넘어 최고, 최초의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 LG의 미래에 기록될 역사를 만들어가자"고 강조한 바 있다. 위기와 체질 개선을 강조했던 이전과 사뭇 다른 행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체질 개선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내년 그룹의 신성장동력, 미래 먹거리 분야에 대한 공격적 목표를 제시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LG그룹 사업보고회는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진행되는 만큼 다음달 하순 조직개편과 CEO·임원 인사로 연결될 전망이다. 올해 인사에선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 지가 관전 포인트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부회장 승진 후보로 거론된다. LG 관계자는 "인사는 날 때까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