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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중지란 국민의힘, 죽을 각오 해야 살아날 것

[칼럼] 자중지란 국민의힘, 죽을 각오 해야 살아날 것

기사승인 2022. 01. 03.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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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석(논설심의실장)
논설심의실장
국민의힘 자중지란의 후폭풍은 컸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면서 잠적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소위 울산회동으로 당내 갈등이 극적으로 봉합됐지만, 유권자들은 크게 실망했다. 누구의 잘못인지 따지기 이전에 정권 교체만이 대한민국이 살 길이라고 외치면서 실상은 정권교체보다는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홍을 겨우 수습하고 난 지 얼마 안 돼 당 대표가 최고위원과 말싸움을 벌이고 선대위에서 사퇴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실망은 곧장 여론조사에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거나 심지어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나 앞서는 것도 다수 있었다. 이와 함께 잠잠하던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상승하거나 안철수 후보가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기보다는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참담한 여론조사가 나오자 비로소 국민의힘 내부에서 위기의식이 고조되는 것 같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제외하고는 국민의힘 선대위가 총사퇴했다. 윤석열 후보도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선대위의 정비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당 지도부인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 의장도 “쇄신에 앞장서겠다”면서 선대위 내부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제 이준석 당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종인 위원장은 조직개편을 예고하면서 의원총회에 나타나 선거 때까지 윤 후보의 “비서실장 노릇을 하겠으니 태도를 바꿔서 연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비서실장 노릇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자신은 윤 후보에게 적극적으로 정치적 조언을 하는 위상을 가지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 속에는 실수나 실언을 하지 않기 위해서 윤 후보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도 들어있는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들의 일관성 부재 등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들을 이재명 후보가 비판하며 뒤집는 경우에도 여당에서는 별다른 항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여당 내부에 다른 의견들이 없어서가 아니라 재집권이라는 큰 목적을 위해 단합해 ‘이재명의 당’으로 불릴 정도다. 자중지란을 일으키는 국민의힘과 대비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각 정당의 후보가 자신의 당선과 낙선, 그리고 득표를 통해 책임을 진다. 그래서 그런 책임에 부합하는 권력을 행사한다. 이는 마치 기업의 오너가 그런 것과 마찬가지다. 각 정당은 대선 후보에게 가장 큰 결정권을 준다. 다른 사람들은 최종 책임자라기보다는 조언자들이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그런 ‘지배구조’가 불확실한 것 같다.

이제 국민들의 눈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쏠려있다. 그가 어떻게 국민의힘 지배구조를 제대로 구축해서 김종인 위원장, 이준석 당 대표와 대선을 치러나갈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죽을 각오로 이 문제를 풀어야 국민의힘이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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