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장용동 칼럼] 주택시장, 압박 한계…공급불안 해소하라

[장용동 칼럼] 주택시장, 압박 한계…공급불안 해소하라

기사승인 2020. 10. 08. 07: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장용동 대기자1
가을 주택거래 성수기가 무색하다. 매물은 물론이고 수요도 뜸할 정도로 거래가 급감하는 분위기다. 가격도 미미한 등락을 보이면서 보합권에 접어든 상태다.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권조차 주간단위의 매매가 지수가 0.00~0.01% 대에 진입했으며 다른 지역 역시 대략 그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정부의 7·10 부동산 대책, 8·4 공급대책 영향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이제 관심은 이 같은 진정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이다. 다주택자와 가수요를 조이는 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역대 정부의 규제위주 정책을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에너지가 쌓이게 되고 일정 기간 후 뚝은 무너졌다. 안정적인 공급 없이 수요억제책만으로는 재차 급등이라는 화를 피할 수 없다. 노태우 정부 역시 규제만으로 안정이 어렵자 지난 1989년 부랴부랴 분당 등 수도권 5개 신도시 건설로 불안을 잠재웠다. 김영삼 정부도 신도시 건설폐해를 지적하며 추가 공급확대를 회피하다가 화를 불러 결국 대규모 준농림지에 주택건설을 허용, 가격안정을 유도했으나 난개발을 초래하는 우를 범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노무현 정부 역시 가수요 억제책에 매달리다 집값 급등을 유발, 판교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추가건설로 시장을 달랜 경험이 수요억제책의 한계를 입증해준다.

더구나 근래 주택시장은 1~2인 중심의 소가구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돼 과거와 달리 소규모 분가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다. 이들의 수요에 대응한 도심형 소형 주택 공급확대가 절실하다. 이들을 겨냥한 임대주택 확대나 사회주택 공급 역시 말만 풍년이지 실제 실적은 목표 대비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가수요 억제책에 의한 현재의 일시적 시장안정을 중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수요에 근거한 공급 확대와 이를 통한 시장 신뢰와 확신을 얻는 게 중요하다. 결국 공급에 대한 신뢰확보와 구체적인 실행이 문제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이자 장기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공급확대정책은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우선 지난 2018년 12·19대책과 2019년 5·7대책에서 발표된 수도권 30만호 주택 공급대책의 경우 주택 부족의 진원지이자 수요층이 원하는 곳은 서울 도심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기 신도시는 입지적면에서부터 시장 신뢰를 잃은 게 사실이다. 30㎞권 밖 수도권 건설은 공급 효과 반감이 불가피하다. 주거서비스 등 특별한 유인 요소가 주어지지 않는 한 추후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보상, 고속교통망 등을 놓고 여전히 이견으로 암초에 부딪침에 따라 그나마 제때 공급이 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서울 도심권 주택공급 역시 마찬가지다. 8·4대책에서 도심권 수요를 감안, 재개발과 재건축 공공참여형 및 고밀도 재건축 도입, 군부대와 공공기관 이전부지, 공공시설 복합개발, 지분 적립형 분양주택 등을 통해 공급확대를 추진키로 했으나 공수표에 불과하다.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던 공공재건축의 참여 단지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며 3만3000가구 공급을 약속했던 태릉 등 군부지 활용 문제 역시 지역 반발에 부딪쳐 논란이 거세다.

임대차 3법 개정으로 전월세시장마저 혼란 상태에 접어든 상황에서 공급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요규제로 인한 시장안정을 중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재건축 등을 통한 도심권 대량 공급을 위한 굵직한 대책이 절대 필요하다. 민영과의 역할 분담을 적극 시도해야한다. 아울러 3기 신도시의 경우 택지 매각을 통한 주택건설을 지양하고 토지임대부 주택건설을 적극 유도함으로써 반값 아파트 공급의 시범을 보여야 한다. 바로 지금이 그 효과를 극대화하고 시장의 장기안정을 유도할 최적 타이밍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