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전인범 칼럼] 림팩 2022와 우리 해군

[전인범 칼럼] 림팩 2022와 우리 해군

기사승인 2022. 06. 06. 18:2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림팩 2022 연습이 6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하와이 일대와 캘리포니아 남부 해상에서 실시된다. 림팩연습은 미해군의 인도-태평양 사령부 주관으로 실시되는 격년제 연습이다. 림팩 연습은 Rim of the Pacific Exercise를 줄여서 RIMPAC이라고 하며 태평양의 가장자리라는 뜻을 갖고 있는 해상 중심의 대규모 연합연습이다. 이번 연습에는 약 2만5000명의 병력과 수상함 38척, 잠수함 4척, 항공기 170대 등이 참여한다.

최초의 림팩연습은 1971년에 시작되었으며 꾸준히 규모가 증가하여 2022년 연습에는 26개국의 참가가 예상된다. 림팩 연습은 참여국의 전술적 능률을 제고하고 운용 능력을 향상시키며 다양한 해상작전을 훈련한다. 훈련 종류에는 해상사격, 미사일 훈련, 대잠훈련, 방공훈련, 해상차단, 함정 점령·탈취, 폭발물 처리, 잠수 및 구조연습, 기뢰제거 그리고 상륙작전 등 여러 종류의 작전을 통하여 다양한 국가의 해군들 간 군사교류와 이해를 도모한다.

우리 해군은 림팩 2022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5월 31일 제주해군기지를 출항했다. 올해는 1990년 첫 참가 이래 가장 많은 전력을 보낸다.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1만4500t급)을 비롯하여 세종대왕함(DDG·7600t급), 문무대왕함(DDH-Ⅱ·4400t급) 등 함정 3척과 손원일급 잠수함인 신돌석함(SS-Ⅱ·1800t급), 해상초계기(P-3) 1대, 해상작전헬기(LYNX) 2대, 한국형 상륙장갑차(KAAV) 9대와 함께 해병대 상륙군 1개 중대, 특수전전단 4개 팀, 기동건설전대 등 장병 1000여 명도 참가한다.

이런 규모로 한국 해군이 림팩 2022 훈련에 참석하는 것은 한반도 외 지역의 국제 사태 시 한국군의 해외 투사능력을 보여 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 해군이 대양해군을 지향하고 국제무대에 진출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현재 우리 해군은 병력이 부족하여 운용에 제한을 받고 있다. 일례로 외국군 해군은 복무기간의 40%를 바다에서 보내는데 우리 해군은 70%를 지내고 있어 해군을 떠나는 숙련된 인원의 손실이 심각하다. 해군 병력을 1만명 이상 늘려줘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연합작전을 위한 데이터 통신과 자동 연결 시스템이다. 즉 표적이 발견되면 피아 여부를 식별하고 누가, 어떻게 조치할 것인지를 분담하기 위해서는 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육성으로 전달하고 지시하는 시대는 끝났고 사람의 판단만으로 작전하는 시대도 끝났지만 우리 해군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와는 달리 아직도 반자동이다.

이번 출항에도 우리의 보급선(군수지원함) 얘기는 없다. 보급 훈련도 군사 훈련에서 중요한 한 부분이기 때문에 계속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이번 훈련에 당장 보급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유류는 미군으로부터 받고 식량과 식수는 현지 구매한다. 우리 해군도 우리 보급선을 보내 해상에서 유류를 주고받고 외국군 함정에 식량을 제공하고 우리 함정에 탄약을 주는 훈련을 해봐야 한다. 혹시 돈을 아끼는 것만 생각하다가 이런 훈련의 필요성을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한번쯤 성찰해봐야 한다.

미국에는 항공모함이 11척이 있다. 모두 핵 추진이다. 그런데 한국 해군의 이번 림팩 훈련 참여 소식을 “미 핵 항모와 최대 규모 한·미 해상 연합작전”이라는 제목으로 국민들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그런 제목은 북한이 연초부터 계속 미사일을 쏘아대고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국민들에게 우리의 실질적 전투력에 비해 과장된 ‘가짜’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군의 실질적인 전투력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 군은 전투력 향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