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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온라인 시대의 매체: 그 위기와 기회

[이효성 칼럼] 온라인 시대의 매체: 그 위기와 기회

기사승인 2020. 09. 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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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장·전 방송통신위원장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자문위원장
오늘날 서적, 잡지,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의 전통적인 매체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해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극장 영화조차도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확실히 종이를 매개체로 한 서적, 잡지, 신문의 판매 부수는 줄어들고 있다. 방송용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수용자도 줄고 따라서 광고도 줄고 있다. 분명 이들 매체들은 위기에 처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이런 매체들이 전달하던 내용 즉 콘텐츠의 소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예컨대, 신문 산업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신문들이 생산하던 콘텐츠 즉 뉴스의 소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듯, 방송이나 영화 산업이 어려움에 처했다고 해서 방송 프로그램들과 영화의 소비가 줄었다고는 할 수 없다. 사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시대에 콘텐츠 자체의 소비는 훨씬 더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줄어든 것은, 대형 텔레비전 화면 앞에서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순서대로 그 프로그램을 수용하던, 방송 콘텐츠의 수용 방식일 뿐이다.

매체 수용 방식의 변화는 온라인의 등장 때문이다. 소통의 수단으로 온라인이 등장하고 발전하면서 이제 거의 모든 소통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화와 같은 대면 소통을 제외하고 매스컴을 포함한 거의 모든 소통이 온라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소통이 무선에 의해 모바일 폰에 수용되면서 콘텐츠 수용의 온라인화는 더욱더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 콘텐츠 산업에는 위기이면서 기회이기도 하다. 콘텐츠의 수용이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열려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대부분의 매체의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특히 모바일 폰이나 태블릿 PC에 의해서 무선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수용하고 싶은 내용을 수용하는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 간편하게 모바일 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서 보고 싶은 장소에서 보고 싶은 내용을 골라서 볼 수가 있는데, 누가 굳이 텔레비전 세트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방송사에서 방송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려 하겠는가.

게다가 소통의 온라인화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인터넷 방송을 가능하게 했다. 인터넷 방송은 부분적으로는 신뢰성에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증진시켰다. 인터넷 방송은 일인 또는 소수에 의한 무수한 인터넷 방송을 등장시켜 기존 방송의 새로운 경쟁자가 되었다. 오늘날 광케이블로 구성된 인터넷 망은 그 채널이 거의 무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인터넷 방송은 큰 텔레비전 수상기에 연결해서 볼 수 있기에 기존 방송에는 더 위협적이다.

오늘날 매체의 위기는 그 콘텐츠의 위기가 아니라 그 콘텐츠를 주고받는 전통적인 방식의 위기일 뿐이다. 오늘날 매체의 수용은 과거처럼 매체사가 프로그램을 보내는 시간에 보내는 순서대로 수용하는 편성표(스케줄) 방식이 아니라 수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을 골라서 수용하는 차림표(메뉴) 방식이다. 말할 것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메뉴 방식으로 콘텐츠를 수용하기에, 스케줄 방식의 매체는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매체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매체가 과거의 스케줄 방식을 버리고 메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는 매체사가 인력 구조를 바꾸어 콘텐츠 생산에만 전념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콘텐츠들을 모아서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오버더톱(OTT) 서비스을 키워야 한다.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콘텐츠는 개인들이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이것이 우리 매체사들이 위기를 타개하는 길임과 동시에 한류를 전 세계에 더욱 유행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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