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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성 칼럼] 세계적으로 빛난 한국의 소프트 파워

[이효성 칼럼] 세계적으로 빛난 한국의 소프트 파워

기사승인 2020. 12. 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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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주필
이효성 자문위원장
이효성 아시아투데이 주필
국력은 강제할 수 있는 힘인 군사력(채찍)과 경제력(당근)으로 대표되는 하드 파워(hard power)와 매료하고 흡수하는 능력, 즉 자발적 동의를 끌어내는 문화, 정치적 가치, 외교 정책 등으로 대표되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로 크게 나뉜다. 과거에는 전자만이 중시되었으나 오늘날은 후자도 중시된다. 2020년 한국은 이 소프트 파워에서 세계 강국으로 부상했다.

소프트 파워(이하 소파)에 포함되는 것들로는 흔히 문화(문화적 산물의 확산과 호소력), 교육(인적 자원, 장학금, 유학생 등), 디지털화(디지털 인프라와 그 활용), 기업(경제 모델, 기업 친화성, 혁신성 등), 정부(민주주의, 자유, 인권 등), 국제 관계(외교적 망, 국제적 참여와 발전에의 기여) 등이 제시된다. 앞으로는 코로나19로 그 중요성이 부각된 보건·의료 체계(공중보건, 의료보험과 그 수가, 의료의 질 등)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영국의 국제 업무 잡지인《모노클(Monocle)》은 2012년부터 매년 문화, 외교, 교육, 기업·혁신, 정부의 5개 차원에서 세계 각국의 소파를 측정하여 그 순위를 발표해왔다. 그동안 한국은 10~20위 사이에 랭크되었다. 그런데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소프트 파워 수퍼 스타스’라는 이름으로 10개 국가만을 11월 27일자로 발표했다. 여기서 한국은 독일에 이어 2위로 랭크되었다. 이 잡지는 한국 소파의 힘은 국제적 시장을 강타한 영화, 티비 쇼와 음악에 있다며 한국은 오락과 혁신에서 국제적 표준을 세웠고, 삼성과 엘지 같은 회사의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들이 국가적 브랜드를 강화했고, 봉쇄 조치 없이 대량 검사와 추적 전략만으로 사망자를 500명 이하로 통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지난 10월 15일 미국 비즈니스 잡지인《포브스(Forbes)》는 2020년 ‘세계 최고의 고용주들’로 세계의 유수한 750개의 다국적 기업들의 순위를 발표했다. 여기에서 삼성은 당당히 1위, 엘지는 5위, 네이버는 37위, 아모레퍼시픽은 42위, 현대자동차는 80위에 랭크되었다. 삼성은 코로나19의 팬데믹 속에서도 직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생산과 판매에서 차질을 빚지 않고 좋은 성과를 낸 점에서 높이 평가되었다. 또 유럽특허청이 12월 10일 발간한 ‘특허와 4차 산업 혁명’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0년 전 세계의 4차 산업 혁명 기술 특허 관련 출원 수가 기업별로는 삼성이 1위, 엘지는 3위이며, 도시별로는 서울이 1위, 연구기관 별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1위였다. 인구 100만 명 당 건수로는 한국이 세계 2위였다.

2020년에는 세계의 수많은 유력 미디어들이 한류 현상을 다루었다. 그리고 미국의 시사주간지《타임(Time)》은 ‘다이너마이트’와 ‘라이프 고우즈 온’ 등의 노래로 미국의 음악 차트들을 석권했던 방탄소년단(BTS)을 2020년 ‘올해의 연예인’으로 선정했다. BTS는 모든 종류의 기록을 깨면서 팝스타들 가운데 정점에 올라 이제 세계에서 가장 큰 밴드가 되었다고 평가되었다. 이 선정으로 BTS는 이미 후보에 오른 제63회 ‘그래미 상’의 ‘베스트 팝 그룹 퍼포먼스’의 수상 가능성도 키웠다. 뉴욕타임스는 21세기 가장 훌륭한 배우 25인에 한국의 송강호와 김민희를, 2020년 주목할 만한 책 100선에《82년생 김지영》을 뽑았다.

2020년 현재 한국은 세계에서 군사력은 6위, 경제력은 10위의 하드 파워 강국이다. 그런데 위에서 보듯 소파에서는 더 앞선 강국이 되었다. 각종 한류는 이미 세계적이고, 외국인의 한국어 학습과 한국 유학이 급증하고 있고, 아시아에서 가장 자유롭고 안전하고 역동적인 민주주의 나라이고, 디지털 인프라와 활용에서 세계 최고이고,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제조업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코로나19의 대처를 통해 보건과 의료에서도 모범국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우리는 이룬 것에 자만하지 말고 더 분발하고 혁신하고 내실을 다지고 부족한 것을 메워야 한다. 2020년을 발판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해 새 각오를 다져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은 소모적인 정쟁 대신 그 도약을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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