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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한식타령

[아투 유머펀치] 한식타령

기사승인 2021. 12. 1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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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객원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삼겹살, 해물찜, 된장찌개, 두부김치, 불고기, 묵은지등갈비찜, 열무김치, 오징어볶음밥, 짜장면...’ 중국 여자 프로배구 리그에서 뛰고 있는 배구 스타 김연경이 최근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다양한 한식 메뉴들이다. 외국에서 떠올린 우리 음식에 대한 향수에 많은 팬과 네티즌들이 공감의 응원을 보냈다. 특히 타국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이른바 ‘격공’(격하게 공감)의 반응을 보였다.

60대 이상의 연령층에는 실로 격세지감이다. 우리나라가 가난했던 지난 시절에는 상상도 못 했을 우리 음식에 대한 자긍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전쟁까지 겪은 뒤 산업화와 민주화의 길을 숨가쁘게 달려오며 오늘의 경제적인 번영을 이룩했다. 그래서 한국인의 심성에는 밝은 빛과 짙은 그늘이 공존한다. 한국인을 바라보는 외국인의 특별한 시각의 유머도 그래서 상존한다.

한국인만을 괴롭히는 특유의 방법이 있다고 한다. ‘라면 먹을 때 김치를 안준다’ ‘인터넷 속도를 10mb 이하로 줄인다’ ‘식사 후 커피를 못 마시게 한다’ ‘삼겹살에 소주를 못 먹게 한다’ ‘화장실에 핸드폰을 못 들고 가게 한다’ ‘버스가 완전 정차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내리게 한다’ ‘엘리베이터 문닫기 버튼을 누르지 못하게 한다’ 등이다. 외국 기자가 본 한국인이 모르는 중요한 3가지도 있다.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 나라인지 모른다’ ‘분단국가로 얼마나 위험한 상태에 놓여 있는지 모른다’ ‘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이 얼마나 위협적인 강대국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밥심’을 에너지의 원천으로 생각해온 한국인에게는 ‘밥’이 들어가는 일상용어도 숱하다. ‘밥 먹었어’(인사), ‘밥은 먹고 지내냐’(안부), ‘밥 한번 먹자’(감사), ‘밥은 꼭 챙겨 먹어’(걱정), ‘밥맛 떨어져’(불쾌) ‘밥은 벌어 먹겠나’(한심).

‘밥값은 해야지’(질책), ‘그게 밥 먹여주냐’(만류), ‘콩밥이나 먹어라’(저주) ‘목구멍에 밥이 넘어가냐’(탄식)... 게다가 아주 나쁜 사람을 두고 ‘다 된 밥에 재뿌리는 X’이라고 한다. 좋은 아내에 대한 평가 기준도 ‘밥은 차려 주냐’다. 아무튼 한국의 음식은 서민들이 즐기던 막김치에서 막걸리와 막국수까지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막장정치’를 벌이다 ‘콩밥’ 먹는 일만 없다면 얼마나 좋은 나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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