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 지난 대회 준우승국임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크로아티아를 다시 한 번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가 긴 여정을 마무리했다.
모드리치의 크로아티아는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와 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0-3으로 패했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17일 3·4위전만 남겨뒀다.
그동안 크로아티아 축구 중흥기를 견인해온 모드리치의 라스트 댄스도 여기까지였다. 그는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최우수선수인 골든 볼을 수상했고 그해 발롱도르까지 차지한 최고 스타였다.
당시 나이가 33세여서 더 이상의 월드컵은 없을 줄 알았으나 모드리치는 37세에 다시 크로아티아의 '중원 사령관'으로 돌아와 맹활약을 했다.
크로아티아는 모로코와 한 조에서 살아남았고 16강 일본, 8강 브라질 등을 연파하며 끈기의 축구를 보여줬다. 특히 모드리치가 중심이 된 중원에서의 힘은 이번 대회 최강이라고 자부할 만했다.
모드리치는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잘 싸웠다. 모드리치는 안와골절상에도 출전한 손흥민(30·토트넘) 못지않은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이번 대회 크로아티아가 치른 6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37세 이상 선수가 단일 월드컵 6경기에 선발 출전한 건 모드리치가 역대 4번째다.
팀 내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인구 400만명을 조금 넘는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가 2010년대 이후 세계 축구계를 연신 놀라게 할 수 있었던 데는 모드리치의 존재를 빼놓고 설명할 길이 없다.
사실상 라스트 댄스를 끝낸 모드리치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우리는 월드컵을 잘 치렀다"며 "준비 잘해서 3·4위전에서 좋은 결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