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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신동빈이 직접 챙기는 롯데○○○…이유는

[마켓파워] 신동빈이 직접 챙기는 롯데○○○…이유는

기사승인 2022. 07.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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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제과만 대표 유지
일본 롯데 지분 높은 계열사가 공통 부문
경영 효율 높이고 그룹 지배력 강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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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사업은 직접 챙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현재 대표이사에 오른 계열사는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를 포함해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다. 2019년 말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과다겸직을 이유로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건설 등의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을 내려놓았음에도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의 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는 모두 그룹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핵심사업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당시 호남석화였던 시절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에 처음으로 합류해 입사한 계열사인 데다 지난해 롯데쇼핑 매출을 제치고 그룹 내 매출 1위에 오를 정도로 효자 계열사다. 그만큼 신 회장의 애정이 각별할 수밖에 없다. 2020년 11월에는 롯데케미칼 의왕 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회동하며 자동차 신소재 협업을 모색하는 등 롯데케미칼의 주요 사업은 직접 챙긴다. 이사회 출석율도 지난해 73%로 높은 편이다.

롯데제과는 그룹의 모태산업으로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에는 롯데푸드와의 합병으로 통합법인을 출범시키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신 회장은 핵심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의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투자 및 사업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의 지분 구조에서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의 지배력이 높은 점도 주목하고 있다. 롯데홀딩스는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지만 최대주주는 광윤사(28.14%)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도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형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있다. 일본 롯데와의 완전히 연결고리를 끊지 못한 상황인 만큼 신 회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숨은 의도도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에 올라 있는 롯데케미칼, 롯데제과의 주주구성을 보면 신 회장의 지분율이 저조하거나 일본 롯데의 지배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롯데지주가 최대주주에 올라 있지만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 등의 주요 주주에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등 일본 롯데의 지배력이 높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이 9.3%다. 또 롯데지주에 이어 2대 주주인 롯데물산이 20.0%로 돼 있는데, 엄밀히 따져보면 롯데물산도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60.1%에 일본 롯데의 지배를 100% 받고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이 32.83%나 돼 일본 롯데로 보면 된다. 게다가 신동빈 회장의 지분은 '0'이다. 롯데지주가 25.59%지만 롯데물산과 롯데홀딩스 등의 지분이 30%에 육박해 불안한 구조다.

롯데제과 역시 마찬가지다. 롯데푸드와의 합병 후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이 1.87%에서 1.93%로 오르긴 했지만 롯데홀딩스(4.41%)와 L2투자회사(1.46%), 호텔롯데와 광윤사, L2투자회사의 지분율이 96%에 이르는 롯데알미늄(6.82%) 등이 주요 주주에 올라 있다.

롯데지주라는 지주회사가 버티고 있지만 롯데지주의 주주구성도 롯데홀딩스 2.49%를 포함해 일본 롯데의 지분율이 21.75%에 이른다.

결국 신 회장은 지주회사뿐 아니라 일본 롯데의 지배력이 강한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오름으로써 그룹 내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도 해석할 수 있다.

경영 효율화 측면도 있다. 롯데제과는 그룹의 모태사업이면서 주요 사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최근 3년 실적을 보면 좋지 않다. 2019년 2조930억원의 매출은 2020년 2조760억, 2021년 2조1454억원 등으로 정체돼 있다. 롯데푸드도 지난 3년 동안 매출은 1400억~1500억원대인 데다 영업이익은 계속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반사이익을 봤던 다른 식품회사와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신 회장은 아픈 손가락인 식품 부문을 직접 챙기면서 글로벌 식품기업 TOP10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형제의 난으로 '원롯데'를 강조했을 당시 일본 롯데제과와의 시너지도 고려했을 터다.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확장성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M&A를 통해 규모를 계속해서 키우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의 결정이 중요한 계열사다. 최근 관심을 가지고 1조원 투자로 추진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CDMO 사업도 화학에서 파생됐다고 할 수 있다. 신 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주요 M&A를 주도하며 그룹 미래 먹거리를 챙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 시절의 롯데는 유통이 중심을 이뤘지만 신 회장은 롯데케미칼을 통해 롯데그룹의 중심 축을 화학으로 이동시키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롯데쇼핑도 주요 사업군 중 하나이긴 하지만 신 회장의 지분이 10.23%나 돼 대표이사에 굳이 오르지 않아도 안정적인 경영을 구축하고 있지만 롯데제과는 신 회장의 지분율도 낮고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지분이 높아 2004년부터 계속해서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 측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롯데지주'를 통해 유통, 식품, 화학 70여 계열사를 장악하고 있으며, 롯데지주의 최대 주주는 신동빈 회장(13%)"이라면서 "롯데케미칼과 롯데제과는 지주사의 자회사로 안정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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