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보기
  • 아시아투데이 로고
[마켓파워]인니·베트남서 6.8조 투자...신동빈은 왜 동남아에 꽂혔나

[마켓파워]인니·베트남서 6.8조 투자...신동빈은 왜 동남아에 꽂혔나

기사승인 2022. 08. 30. 18:0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롯데 회장 '脫중국 대안' 동남아 집중
높은 성장 잠재력·저렴한 인건비 매력
특별사면 후 첫 출장지 '베트남' 택해
응우옌 쑤언 푹 주석과 면담 진행할 듯
clip20220830175244
마켓파워로고
이제는 동남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투자 보따리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풀린다. 예정된 투자금액만 무려 7조원에 달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고, 베트남에는 복합쇼핑몰 등을 짓는다. 광복절 특별사면 조치를 받은 신 회장이 첫 해외 출장지로 선택한 곳은 베트남이기도 하다. 그만큼 동남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 회장의 '동남아 드림'은 탈(脫)중국 행보를 이어오며 시작됐다. 한 때 '차이나 드림'을 꿈꾸며 중국의 문을 두드렸고 롯데의 중국 사업은 백화점 5개, 마트 119개점 등 확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2017년 사드 보복 조치가 시작되며 롯데의 중국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이 주목한 시장이 바로 동남아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데다 저렴한 인건비 등이 장점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시장 대비 15배가량 큰 금액을 투자하는 이유다.

30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들이 추진 중인 동남아 시장 투자 규모는 50억5000만달러(한화 약 6조8000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는 '라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과 롯데케미칼타이탄이 합작해 인도네시아 반텐주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라인 프로젝트에만 39억달러(5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롯데케미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다.

베트남에서는 '투피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롯데몰 하노이'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베트남 호찌민에 신도시 개발 사업을 하는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는 9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하노이에 복합쇼핑몰인 '롯데몰 하노이' 건설 사업에는 약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가 각각 투입된다.

동남아 투자는 최근 롯데 계열사가 진행하는 해외 투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은 약 3300억원을 투입해 미국에 양극박 생산 기지 '롯데 알미늄 머티리얼즈 USA'를 설립하기도 했다. 롯데알미늄의 헝가리 공장 증설을 위해서는 11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롯데그룹이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는 건 탈중국의 대안으로 해석된다. 최근 롯데는 중국의 마지막 유통 점포였던 롯데백화점 청두점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내 롯데의 유통 사업은 모두 정리되는 셈이다. 유통 사업을 모두 정리하게 되는 롯데쇼핑의 백화점 사업부 중국 매출을 살펴보면 2016년 970억원에서 사드 보복 조치가 시작된 2017년 760억원으로 21.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0억원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반면 베트남 시장에서의 롯데 입지는 확대되고 있다. 현재 롯데마트,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물산 등 19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한 상태로 1만10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별사면 후 신 회장이 첫 출장지로 어느 지역을 선택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신 회장은 2019년 10월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이라는 점이 신 회장의 대외 활동 리스크로 작용해왔다. 글로벌 기업과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고 논의할 때 신 회장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해소된 이후 첫 출장인 만큼 출장지 선정도 신중을 기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신 회장이 베트남으로 첫 출장을 떠나면서 동남아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 회장이 베트남 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착공식 외에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선 이번 베트남 출장에서 신 회장이 응우옌 쑤언 푹 국가주석과 면담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