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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정일택 사장, 노사 갈등 봉합하고 금호타이어 부활 이끌까

[CEO 체크] 정일택 사장, 노사 갈등 봉합하고 금호타이어 부활 이끌까

기사승인 2021. 05.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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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공장 가동률 회복에도
국내 완성차 '수입산' 선호는 악재
베트남공장 증설 반대 돌파하고
美반덤핑 관세 부담 해소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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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컷
금호타이어가 정일택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마침 회사는 과거 워크아웃을 거쳐 더블스타에 매각되는 등 10년이 넘는 오랜 부침을 끝내고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기대 만큼 우려도 크다. 국내 수입 타이어 선호가 짙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차용 타이어(OE) 공급을 늘려야 할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의 반덤핑 추가 관세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탄생한 사무직 노조가 기존 노조와 베트남 공장 증설을 반대하고 있어 노사 갈등 해소의 난제 역시 정 대표 앞에 높여 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한 5856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184억원을 기록했지만 약 5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간 매출액 2조5640억원, 영업이익 12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이 반영되면서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4일 종가기준 5680원으로 연초 대비 53.1% 올랐다.

실적개선을 주도한건 중국공장의 흑자전환이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내 난징, 톈진, 창춘 등에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1년 중국 내 재생타이어 이슈로 인해 현지 점유율이 3~4%까지 내려앉으며 현지 사업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현지 연간 생산능력을 3000만본에서 1900만본으로 축소하며 공장 가동률을 높인 데 이어 대주주인 더블스타와의 협업을 통해 영업망도 점차 정상화돼고 있다.

글로벌 타이어 수요회복에 따라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올해 79%에서 내년에는 90%까지 회복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광주공장을 매각하고 빛그린산단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약 2조원 이상의 차익이 예상되며 재무구조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많은 숙제가 정 대표의 경영능력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우선 지난해말 기준 매출 비중 79%를 차지한 교체용 타이어(RE)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10년간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OE 공급사로 채택되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 타이어 선호가 짙어지면서 주요 고객인 현대차·기아가 수입 타이어 탑재를 늘리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미국 상무부가 지난 1월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고 금호타이어는 27.8%의 추가관세가 결정됐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조만간 판정을 내릴 예정인 가운데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매출 중 북미시장이 24%를 차지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현재 미국공장을 50만본 증설할 계획이다. 여기에 베트남도 14%의 추가적인 반덤핑관세가 추가되지만, 전력비와 인건비가 중국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감안해 단기적으로 생산지를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노사 관계에 있다. 우선 베트남 이전을 노조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업계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금호타이어 노조에 이어 사무직 노조까지 설립됐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노조까지 가세해 3개의 노조로 구성된 베트남공장 증설저지대책위원회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반덤핑관세를 빌미로 일방적인 베트남공장 증설을 통해 국내공장의 북미물량을 베트남으로 이관하고 국내공장의 이익을 축소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비정규직노조로 인해 지난해 회사 운영자금 계좌가 압류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데 이어,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를 책임지고 전대진 전임 사장이 사임했다는 점에서 정 대표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호타이어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노사관계 안정이 관건이라고 보고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무직노조까지 생기면서 회사가 받는 압박의 강도는 기존의 두배 이상일 것”이라면서 “회사의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노조의 과도한 경영 개입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사관계를 안정시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미래를 위한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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