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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최전성기 LG전자, 배터리에 긴장…권봉석 사장 시험대

[CEO 체크] 최전성기 LG전자, 배터리에 긴장…권봉석 사장 시험대

기사승인 2021. 08.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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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볼트EV 리콜 충당금 2346억원
2분기 영업익 1.1조서 8700억대로
전장부문 하반기 흑자전환 '적신호'
최고실적 이끈 가전, 동력 약화 우려
엘지마그나 등 출범, 신사업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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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체크 컷
LG전자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볼트 EV’ 전기차 배터리 리콜 악재로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가전 특수로 연일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회사의 성장가도에 자칫 이번 리콜이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 발표, 7월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출범 준비 등으로 숨 가쁜 상반기를 보냈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한 권봉석 사장은 3500여 명에 달하는 스마트폰 인력 재배치 작업을 잡음 없이 마무리하고, 스마트폰 빈자리를 채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발 빠르게 나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와 새 회사 출범이라는 큰 산을 넘은 권 사장 앞에 GM 리콜 손실 최소화라는 새로운 과제가 놓였다.

◇2분기 영업익, 1조1127억→8781억 ‘축소’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GM 볼트 EV 리콜 충당금으로 2346억원을 설정해, 2분기 영업이익이 기존 1조1127억원에서 8781억원으로 줄었다.

앞서 GM은 화재 사고로 지난해 11월 2017~2019년식 볼트 EV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버몬트주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자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화재를 일으킨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LG전자가 모듈화해 GM에 납품한 것으로, 일부 모듈 제작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화재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LG전자의 리콜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CNBC는 “배터리 모듈 교체에 드는 비용이 당초 8억 달러(9360억원)에서 최대 18억 달러(2조106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볼트 EV 리콜에 따라 올해 하반기로 전망됐던 전장 사업(VS사업본부)의 흑자전환도 불투명해졌다. 2016년부터 이어진 VS사업본부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 20억원, 올해 1분기 7억원으로 줄며 흑자전환이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2분기 차량용 반도체 부족 등으로 적자는 다시 1032억원으로 늘었다.

LG전자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전장 사업과 관련해 “하반기는 반도체 수급 이슈 완화로 추가 매출이 발생하고, 내부 원가절감 활동을 강화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장 방어한 가전, 수요 꺾일 가능성…“주가 하락 과도” 시각도
전장사업의 적자를 상쇄했던 가전 사업의 코로나 펜트업(Pent up,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현상) 대형 호재가 다소 꺾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을 담당하는 LG전자의 H&A 사업부는 전체 매출에서 40%가량을 담당한다.

LG전자 역시 가전 동력이 줄어드는 상황에 대비해 내년을 위한 성장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출범한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엘지마그나)’, ‘LG 노바(LG NOVA)’ 등도 그 일환이다. 엘지마그나는 LG전자 VS사업본부에서 전기자동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사업부문을 떼어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기업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합작한 법인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을 시작한 LG 노바는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이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혁신 조직이다.

이 외에 2018년 인수한 차량용 헤드램프 전문기업 ZKW가 최근 유럽에서 차세대 헤드램프 수주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LG전자의 기대감을 키운다.

이번 GM 리콜건의 순조로운 해결이 절실한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권봉석 사장에게는 GM과의 원만한 조율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와 동시에 회사의 기존 주력 사업·미래 사업 성장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LG전자 전장 사업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GM 리콜건에 따른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한 우려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1월 주당 18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LG전자 주가는 최근 14만원 초반대로 떨어졌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GM 리콜이 주가에 반영된 것은 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화재 원인은 셀의 문제지 (LG전자가 담당한) 모듈의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 LG전자의 전기차 사업은 엘지마그나를 중심으로 파워트레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배터리 모듈은 중점 사업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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