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는 대표적인 사례다. 촛불 시위가 한참이던 지난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개신교 지도자들이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노무현 정부에서 잘 했으면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책임 회피성 말이 오고 간 일이 있다. 실망스러운 면담이었다.
최근에는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 개방을 참여정부 시절에 사실상 합의했다며 책임을 노무현 정부에게 돌리려는 인상을 주었다. 현 정부에는 책임이 별로 없다는 변명인 것이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얼마 전 국회 답변에서 문민정부 때는 성장 잠재력이 7.5%였는데 참여정부에서 4%대로 떨어졌다고 말한 일이 있다. 정부의 한 관리는 경제가 어려운 것은 참여 정부 때 흥청망청 쓴 것을 갚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재산세에 대해서도 참여정부의 세금폭탄이라는 말이 정부 여당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또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을 계기로 대북정보 부재론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책임을 전 정권에게 돌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좌파정권의 햇빛정책으로 대북 첩보전략이 약화되었다고 비판했다.
이들 문제에 대해 노무현 정부가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노무현 정권은 선거에서 패한 정권이다. 또 물러난 정권이다. 경제문제, 대북문제처럼 중요한 문제의 책임을 물러난 정부에 돌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은 이명박 정부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에서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설령 전 정권에서 잘못한 일이 있더라도 그 책임을 현 정부의 부족함으로 돌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이명박 정권에게 국민들이 표를 몰아준 것은 책임을 떠넘기라고 준 게 아니다. 전 정부에서 잘못한 것이 있다면 이를 바로 잡고, 더 잘 해달라는 주문이다. 승자는 승자다워야 한다. 앞 사람의 잘못을 끌어안고, 문제를 풀어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전쟁터에서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지휘관은 당장은 책임을 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절대로 존경받는 지도자는 되기 어렵다. 이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