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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 국세청장의 지능화한 뇌물수수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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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08. 11. 11. 17:42

이주성 전 국세청장이 대우건설 인수명목으로 프라임 그룹으로부터 서울 강남 19억원대의 아파트를 뇌물로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전국세청장은 지난 2005년 3월 국세청장으로 임명돼 일하다 2006년 6월 ‘일신상의 이유’로 청장직을 사퇴, 많은 억측을 낳게 했었다.

이 전국세청장은 검찰조사에서 이같은 뇌물수수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확실한 것은 법원 판결에서 밝혀지겠으나 그가 청장직을 그만둔 ‘일신상의 이유’가 지난 정권에서 감춰져 있다가 이제야 공개된 셈이다.

검찰수사내용을 보면 이 전청장의 뇌물수수 방법은 그가 31년동안 국세청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익혀온 재산추적기술과 이를 통해 개발한 지능화한 뇌물수수기법이 동원됐다는 인상을 준다.

수사기관의 통상적 통장계좌나 수표추적을 피해 처남 명의로 아파트를 받은것이나 처남 직원 비서 기업임원 단골룸살롱여주인 명의로 100여개의 차명통장을 관리하며 돈을 관리한 것이 그렇다. 철저히 자기이름은 숨겼다. 이들 통장에 남아있는 30여억원의 출처와 행방을 조사하려 했으나 입출금이 모두 현금으로 이루어져 검찰이 밝혀낼 수도 없었다고 한다.

이 전청장의 비리는 이정도에서 그친것이 아니다. 집을 이사하면서 부인이 봐둔 고급소파등 최고가의 가구와 심지어 오디오구입대금까지 건설업자에게 떠맡겼고 명절때 지인들에게 보내는 수천만원대의 선물도 업자들에게 명단만을 건네는 것으로 해결했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국세청장이 청장 집무실 의자에 앉아서 하는 일이었다.

지난 10년동안 국세청장 6명가운데 이 전청장을 포함한 4명이 검찰에 각종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중 부산지방 국세청장으로 부터 금품상납을 받았다가 구속된 전군표 전청장은 이 전청장의 후임이기도 하다.

지난 정권에서 각부처 마다 업무혁신 전담부서까지 두고 깨끗한 행정을 표방했는데도 결과가 이 모양이니 혁신이라는 구호는 뇌물수수를 감추려는 위장술이었는지 의심하지 않을수 없다. 세무공무원들의 상납과 뇌물수수비리가 끊길날이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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