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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취 빼빼로는 롯데그룹 기강해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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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기자

승인 : 2008. 12. 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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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정책본부 경영권 분쟁 오너일가 눈치보기만 급급

롯데제과의 빼빼로 과자에 이취 성분의 물질이 들어간 경위가 롯데측의 해명대로 제조과정 혹은 유통과정에서 발생했다면 제2, 제3의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롯데측의 말대로 제조과정에서 봉투를 붙히면서 본드가 내용물로 흘러들어갔거나, 소매점에서 상품을 보관하는 도중에 이취 물질이 새들어 갔다면, 제품의 포장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말이고, 이는 곧 유사한 '이취 제품'이 현재도 전국 각지에서 다량 유통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롯데측이 내부적으로는 상당히 오래전에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도 아무런 사후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가 내부적으로 접수되면 응당 관계 당국에 신고를 하고, 리콜조치 등을 취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알려지는 것만 막으려고 '꼼수 부리기'에 급급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소비자 이모씨가 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롯데측이 보인 모습은 한심한 정도를 넘어 어이가 없게 만들고 있다.

롯데측은 신고가 접수되자 처음에는 부인하다 실제 이물질이 냄새 등으로 확인되자 과자 몇 개를 던져주고 입막음을 하려고 하는가 하면, 자체 조사결과 이미 생산, 유통과정상의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한 것이 파악된 이후에도 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은 거들떠 보지조차 않고 사건을 은폐, 축소하기에만 급급했다.

본보가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자 그제서야 외부 연구소 등에 의뢰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것은, 비단 롯데제과라는 한 회사의 비상시 대응 메뉴얼 문제가 아니라 롯데 그룹 자체의 왜곡된 소비자관을 내비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로한 신격호 회장이 신동빈 부회장 등에게 롯데 경영권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에 온갖 스트레스가 집중되면서 정작 롯데그룹 전체의 업무 기강은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롯데 빼빼로는 국내 어린이라면 누구나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제품이고, 판매량 또한 막대하다. 이런 제품에 이취 문제가 생기고, 그 원인이 단순히 일회성으로 외부에서 투입한 것이 아니라 생산, 유통 등 구조적인 측면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이는 롯데제과라는 단일 회사에서만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응당 롯데그룹 전체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재벌 회장, 부회장이 있고 조직상으로도 그룹 정책본부(본부장 신동빈 부회장)라는 것이 롯데 안에 있을 것이다. 

상식적으로만 본다면 더이상의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그룹 차원에서 나서 즉각적인 생산중단과 의심 물품 회수 등의 비상조치를 취해져야 될 터인데,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제과에서 알아서 할일"이라고 미루고, 롯데제과쪽은 그룹 정책본부 쪽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이번에 일련의 과정을 보면 롯데그룹의 업무를 총괄하는 '그룹정책본부'는 곳은 아예 계열사 문제에 대한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오너와 직접 관련된 일이 아니면 아예 나서려고 하지 조차 않는모습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롯데그룹 전체가 속된 말로 '당나라 군대' 형국인 것이다.

다행히 주무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이미 조사에 착수했고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서, 이미 유통되고 있는 것 이상의 소비자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미 조사가 진행 중이고  해당회사 제조과정 중 생산라인을 비롯해 판매점 등 제품을 수거해서 유통과정까지도 철저히 조사해 최초 구입한 곳의 제품 수거 등 생산부터 유통까지 공정을 모두 조사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해당 사업자의 영업신고를 내준 지방자치단체이 식약청에서 조사한 조사확인서를 바탕으로 그 내용을 읽고 법 몇 조에 해당되는 지 검토 후 강력한 행정처분이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식약청이 나서는 것과는 별개로 롯데측은 즉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군 가운데 이미 시중에 유포된 것을 회수하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지만, 롯데가 과연 그런 모습을 보일 지는 미지수다.

롯데그룹은 껌, 음료 등 먹거리, 마실거리 등으로 성장한 재벌이다. 소비자가 외면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 계열사들만큼 소비자를 경시하는 기업도 드물다는 지적이 많다. 

결국 피해는 롯데라는 상표를 믿고 사는 소비자들만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롯데측은 이럴 때마다 얄팍한 잔꾀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에도 롯데는 근본적인 대책은 고사하고 어떻게 하든 법적 책임을 피해보려는 알팎한 잔꾀 부리기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롯데측이 이번 이취 빼빼로와 관련해 얼마전 우리 원에 분석을 의뢰하려 했으나 주무관청이 식약청이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라고 통보하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행정처분만이라도 피해보려는 롯데측의 얄팍하고 교묘한 꼼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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