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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결산] 2008 K-리그 묻지마 어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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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자

승인 : 2008. 12. 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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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 김현회기자] 다사다난했던 2008 삼성하우젠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본 기자가 ‘2008 K-리그 묻지마 어워드’를 선정했다. 수상자들은 스포츠서울닷컴 사무실로 찾아오라. 본 기자가 방금 1층 편의점에서 혼자 왕따마냥 먹고 올라온 오징어짬X 컵라면과 삼각김밥의 ‘끝판왕’ 전주비빔을 대접할 테니.

전주비빔 삼각김밥 대상 - 김태영(부산)
김태영은 프로축구연맹 직원들이 오랜만에 의욕적으로 나선 행사를 한 방에 접게 한 주인공이다. 대대적인 K-리그 통산 1만 호 골 행사를 준비한 연맹은 김태영이 지난 11월 9일 울산전에서 넣은 자책골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 골이 바로 1만 호 골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연맹은 25년 만에 처음으로 생긴 업무에 대한 의욕을 또다시 잃었다.

김태영은 1만 호 골 주인공이 받을 예정이었던 김치 냉장고를 대신 본 기자로부터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선물 받게 됐다. 11월 2일 경기에서 서울의 이청용에게 발차기를 당한 김태영은 1주일 뒤 경기에서 연맹에 북수의 한 방을 날린 셈이다.

왕년의 스타상 - 이동국(성남), 이천수(수원)
한국 축구 최고의 스타였던 이동국과 이천수는 이번 시즌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거액의 몸값을 하기는커녕 팀 분위기만 흐렸다는 평가다. 이동국은 13경기에 나서 2골 2도움을 기록했지만 이 골 중 한 골은 페널티킥이었고 이천수는 네 경기에 출장해 한 골을 넣는데 그쳤다. 참고로 이천수의 팀 동료인 수비수 곽희주가 이번 시즌에 넣은 골이 세 골이다.


강태공상 - 무삼파(서울)
역대 K-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찬사 속에 서울에 입단한 키키 무삼파. 콩고 태생으로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네덜란드 U-21 대표 선수로 뛴 무삼파는 프리메라리가 말라가 FC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거친 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에서 활약해 K-리그 입성 직후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그는 5경기에서 코너킥 세 번 올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박태환상 - 스틸야드 스프링클러 관리원
지난 11월 5일, 포항과 성남의 FA컵 8강전이 열린 포항 스틸야드 경기장에서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하프타임에 갑자기 성남 진영에 스프링클러가 작동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성남 측이 항의를 한 것은 당연지사.

결국 포항 진영에도 물을 뿌려야 한다는 성남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3분간 스프링클러는 또다시 포항 진영에 물을 내뿜었다. 포항 측은 경기 후 “스프링클러가 오작동했다”고 해명했지만 의문은 끝나지 않았다. 정말 항간에 나돌던 우스갯소리처럼 축구장에 물을 채우려 했던 것은 아닐까.

얼차려상 - 광주상무
광주가 이번 시즌에 K-리그 역대 최다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광주는 10월 26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23경기를 치르는 동안 5무18패를 기록, 23경기 동안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 1997년 대전, 2002년 부천, 2005년 부산이 기록했던 22경기 연속 무승을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과연 축구팬들이 꿈에 그리는 ‘레알 상무’는 언제쯤 가능할까.

칸토나상 - 이청용(서울)
서울의 이청용에게는 잔인한 시즌이었다. 그는 팀을 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장본인이었지만 경기 매너에서는 지탄을 받았다. 지난 11월 2일 부산과의 원정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김태영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려 퇴장당한 그는 팬들의 거센 질책을 받아야 했다. 이청용은 이번 시즌 K-리그에서 두 번의 퇴장을 당한 유일한 선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청용에게 는 정서 함양을 위한 ‘좋은 생각’ 한 권이 부상으로 수여된다.

8시 뉴스 사랑상 - 피겨, 골프 전문 S모 방송사
국민에게 한 시간 빠른 뉴스를 전하기 위한 S모 방송사의 노력이 훌륭했던 한 시즌이었다. 이 방송사는 지난 3일 벌어진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중계할 순서임에도 자사의 8시 뉴스를 이유로 프로축구연맹에 경기 시간대 변경을 요청했다.

S모 방송사는 밤 10시에 경기를 시작해 자정에 경기가 끝나 막차가 끊겨 발을 동동 구르는 관중이 이 겨울에 ‘1박 2일’이라도 찍어야 속이 풀릴까. 아니면 평일 저녁 6시에 경기를 시작해 ‘맥빠진 K-리그, 챔결도 썰렁’이라는 기사가 나와야 속이 풀릴까. 한편 이 방송사는 이번 '2008-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중계를 위해 저녁 8시 뉴스를 1시간 15분이나 늦춰 방송할 예정이다.

똥배짱 세입자상 - 광주상무
이번 어워드에서 두 개의 상을 차지한 광주다. 광주는 올해 말까지 시민구단을 창단하는 조건으로 2004년 상무의 연고지가 됐다. 하지만 시민구단 창단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광주는 이미 낸 가입비 10억 원, 축구발전기금 30억 원 등 총 40억 원을 날릴 상황에서 2년의 유예기간을 얻고 가까스로 상무를 잔류시켰다. 하지만 2년 후에도 딱히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방 빼”라는 말도 못 들은척 하는 K-리그 최하위 광주의 배짱만큼은 이미 리그 정상급이다.

독도 수비대상 - 스테보(전북)
지난 7월 19일 벌어진 포항과 울산의 경기에서 포항의 외국인 공격수 스테보는 유니폼 안의 언더 셔츠에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글귀를 새겨 넣고 경기에 나섰다. 그는 전반이 끝나면서 중계 카메라를 보고 유니폼을 들어 올려 자신의 뜻을 전했고 경기가 끝나자 아예 유니폼을 벗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스테보는 경기 후 “독도에 대한 한국인의 역사와 아픔을 이해하고 있다. 매니저가 쓴 글을 보고 내가 직접 옮겨 적었다”고 밝혔다. 이래 놓고 J리그에 진출하는 반전만 없다면 그는 영원히 K-리그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스테보는 이런 기특한 행동으로 ‘평생 비난 방지권’도 덤으로 얻었다.

사골국상 - 서상민(경남)
경남의 신인 서상민은 데뷔 경기였던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두 골을 뽑아내며 일약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서상민의 활약에 신이 난 경남 구단에서는 그가 골을 넣은 뒤 포효하는 사진을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로 보냈다. 그리고 8개월이 지난 지금도 각 언론사는 개막전에서 세레모니를 펼치는 서상민의 모습을 사진으로 쓰고 있다.

워낙 사진이 잘 나왔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그만큼 이후 서상민의 활약이 뜸했다는 말도 된다. 며칠 전, K-리그 대상 시상식장에서도 영상으로 흘러나오는 이 사진을 보며 본 기자는 마치 오래된 친구를 낯선 곳에서 만난 느낌이었다. 미안하다. 본 기자도 이 똑같은 사진만 기사에 세 번 썼다. 이번이 네 번째다.

부상 - 곽태휘(전남)
이번 시즌 포항과의 개막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한 곽태휘는 6개월 동안 재활에만 매달렸다. 한창 시즌의 열기가 무르익을 동안에도 그를 그라운드에서 만날 수 없었다. 그가 돌아온 것은 지난 8월 말. 하지만 6개월 만에 팀에 복귀한 그는 두 달 후 수원과의 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가 심각하게 손상돼 제대로 공 한 번 차 보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개막전에서 곽태휘의 모습을 보고 “팬이 되겠다”고 밝힌 본 기자의 여자친구도 곽태휘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자 다른 녀석과 눈이 맞아 떠나고 말았다. 곽태휘가 복귀하면 그녀도 본 기자에게로 돌아올까.

땡깡상 - 조광래 감독(경남)
경남의 조광래 감독은 지난 4월 26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며 경기를 지연시켰다. 전반 17분 터진 서울 김은중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선언됐다가 다시 골로 번복됐기 때문이다.

오후 3시 2분에 시작된 전반전은 오후 4시 25분이 돼서야 끝났다. 전반전만 무려 83분을 치른 것이다. 조광래 감독은 이 사건으로 5경기 출전 금지와 5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 만약 이 경기가 지상파로 중계됐다면 전반전이 끝난 후 정규방송 관계로 방송을 마쳤을지도 모른다.

득점 마일리지 적립상 - 우성용(울산)
1996년 부산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우성용이 13년 만에 대기록을 세웠다. 울산의 우성용은 지난 9월 24일 열린 대전과의 경기에서 115호 골을 뽑아내며 K-리그 통산 개인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의 기록은 김도훈의 114골. 13년간 411경기에 출장해 115골을 기록하며 위업을 세운 그는 이제부터 한 골 한 골이 모두 역사로 기록된다. 이제 우성용은 술 안 먹고 골만 열심히 넣으면 된다.

에너자이저상 - 기성용(서울)
기성용은 이번 시즌 27번의 리그 경기에 출장했고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로 나서 본선경기까지 6경기를 치렀다. 또한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성인대표팀에 발탁돼 6경기를 더 뛰었다. 눈코 뜰새 없이 바빴던 기성용은 정작 자신의 연령대인 U-19 대표팀 경기에는 단 한 차례 밖에 나서지 못했다. 지금까지 혹사당해 만개하지 못하고 선수 생활을 접은 여러 안타까운 재능들의 사례를 볼 때 기성용도 이제 좀 쉬어야 할 때다.

인간극장상- 김호 감독(대전)
대전의 김호 감독이 통산 200승 고지에 최초로 올랐다. 지난 5월 11일 부산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개인 통산 200승을 돌파한 김호 감독은 “다른 후배 지도자들이 나보다 더욱더 많은 승수를 쌓기를 바란다. 어려운 여건에서 경쟁하며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대기록을 이룬 소감을 전했다.

교통사고로 며느리와 손자가 사망하고 아들이 중태에 빠진 비보를 접한 뒤 치른 첫 경기에서 달성한 200승이었기에 주위는 더욱 숙연해졌다. 또한 울산의 김정남 감독도 지난 8월 30일 김호 감독에 이어 200승 고지에 올라섰다.

스티브유상 - 라돈치치(인천)
몬테네그로 출신의 외국인 공격수 인천의 라돈치치가 시즌이 끝나자마자 한국으로의 귀화를 결심했다. 라돈치치는 지난 11월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나의 제2의 고향이고 인천은 나의 제2의 집이다”라며 한국에 귀화할 의사를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에 한국에 와 어려운 시간을 보내며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이곳 생활과 축구에 완전히 적응했다”며 “몬테네그로에서도 여러 차례 국가대표 발탁을 권유받았지만 지금은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이 인생 최대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라돈치치에게는 팝가수 스티브유의 전집 앨범이 부상으로 수여된다.

우리의 레전드상 - 김학철(인천), 김현수(전북), 김해운(성남)
지난 9일 벌어진 K-리그 대상 시상식은 웅장했다. 화려한 무대와 유명 초대가수, 수 십대의 카메라가 이 날의 주인공들을 반겼다. 지상파로 생방송 된 이날의 1부 행사에서는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운재와 신인왕 이승렬 등이 무대 위에 올라 감격스런 소감을 전했고 베스트11에 오른 선수들도 자리를 빛냈다.

하지만 생방송이 끝나고 1부에 비해 초라하게 열린 2부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나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학철(인천), 김현수(전북), 김해운(성남)이 공로상을 받는 모습이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그간 많이 응원해 준 팬들에게 고맙다”는 다소 ‘멋대가리’ 없는 이들의 소감처럼 그들은 선수 생활 내내 화려한 플레이 보다는 음지에서 묵묵히 뛰어왔다. 하지만 팬들은 안다. 그들이 있었기에 K-리그가 더욱 빛났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그들에게 그간 우리를 행복하게 해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90minutes@media.sportsseoul.com

<사진 = 이호준기자, 부산, 서울, 전북, 경남, 인천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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