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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롯데를 함부로 사랑하지말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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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09. 02. 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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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세준 산업1부장
베르테르가 롯데를 처음 봤을 때 그녀는 이미 임자가 있는 여자였다. 롯데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베르테르는 그런 정황을 잘 알면서도 끊임없이 그녀에게 들이댔다. 베르테르는 한번의 우연한 키스로 인해 폭발해버렸고, 결국 그 욕정에 짓눌려 스스로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고 만다.

괴테가 25살에 썼다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은 요즘 소설과 비교하면 조금 유치한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와 달리 엄격한 신분질서와 권위주의체제에 있던 독일에서 낭만적 자유주의 기풍을 처음 글로 표현했다는 역사적 의미는 크겠지만 소설로서의 재미는 글쎄올시다다.

지금 시각으로 볼 때 이 소설이 주는 교훈은 '애먼 곳에 목숨 걸지 말라' 는 것 정도가 아닐까.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 활동을 지켜보면 베르테르의 자해적 러브스토리가 불현듯 떠오르곤 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11일 발표한 바 있는 이른바 '신도시계획 운영체계' 를 드디어 본격적인 실행단계에 올려놓았다. 이는 서울시내 1만㎡ 이상 대규모 미개발지에 대해 용도변경을 허용해줌으로써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계획에 따라 23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용도변경을 원하는 지주들로부터 사전협상 제안서를 받을 방침이라고 한다.

이 계획의 수혜를 보는 지주들 중에는 재벌이나 대기업이 많다. 가양동 CJ공장, 시흥동 대한전선 땅,뚝섬 현대기아차그룹 소유 삼표레미콘 자리,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기지 터 등이 이 계획의 대표적인 수혜지다.

이들 중 누가 제안서을 제출할 지는 모르겠지만, 합리적 이윤동기를 가진 지주라면 당연히 절차를 밟아 용도변경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특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부체납 등을 통해 개발이익을 충분히 공유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말이 안된다. 이 계획이 추진된 동기가 지주들의 개발이익에 대한 탐욕을 자극함으로써 미개발지를 개발하겠다는 것 아닌가? 그것 자체가 특별한 이익을 전제로 한 것인데 특혜는 없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서울시나 오세훈 시장의 자세는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 계획이 발표된 지난해 11월11일을 전후해 이미 무언가 찜찜한 움직임들이 시장에서 포착돼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진상규명없이 무대포식으로 절차 진행이 강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초동 롯데칠성음료 물류기지 부속토지 사전 매입 건이다. 롯데는 계획 발표 정확히 한달전 물류기지와 같은 블럭에 있으면서도 자신들 소유가 아니었던 서초동 1322-3,15,21 번지 등 3개 필지, 테헤란로쪽 인접 부속토지를 급히 사들였다. 지적도를 보면 이 필지가 빠지면 롯데 부지는 개발에 애를 먹을 수 없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초등학생이 보더라도 롯데가 서울시의 개발계획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미리 손을 쓴 것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롯데로서야 정보가 들어오는데 이를 무시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롯데는 그룹의 전반적인 풍토가 삼성이나 현대기아차, SK 등과는 다르다. 롯데 신격호 회장은 부동산 투자에 관한한 달인이다.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이런 호정보를 활용하지 않을 리 없다.

문제는 서울시다. 특혜논란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 탈없이 진행되기를 진정 원한다면 찜찜한 부분에 대해서는 먼저 진상조사를 선행하고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이 무슨 생각으로 롯데 부지를 둘러싼 이런 의혹을 무시하고 이 계획을 서둘러 강행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끝내 비극으로 끝나고 마는 베르테르의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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