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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네덜란드 투자은행인 ABN암로뱅크가 600만 달러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다며 (주)GBS를 상대로 낸 파산신청을 22일 받아들였다. 영화 제작·배급사인 MK픽처스를 인수하고 이름을 바꾼 GBS는 지역방송사업 등을 해왔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렇게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부실 채권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외국 투자기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기업의 파산이나 회생 신청을 통해 국내 상장기업의 윤리경영을 확보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으로 국내 상장회사가 도산할 만큼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는 위기감도 높아졌겠지만 반면, 기업 모럴헤저드에 경종을 울려 경영의 투명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GBS 사건의 경우 파산신청이 이뤄지기 직전 유명 연예인의 경영권 인수설이 나도는 등 허위공시로 소액주주들이 몰려 심각한 손실이 예상된다.
이 사건에서 ABN암로뱅크를 대리한 최효종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GBS의 경우 부실경영은 물론 두 차례나 허위공시를 하는 등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었다”며 “여러 정황상 파산신청을 낼 수밖에 없었던 요소가 있어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산신청을 채권자 권리로 보는 인식 필요
이번에 외국 채권회사가 국내 상장사를 파산시키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데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각도 있겠지만, 파산신청을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로 보는 인식전환도 필요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특히 GBS의 경우 지난해 9월과 10월에 걸쳐 두 차례나 허위공시를 한 일이 있어 국내 상장기업의 대표적 도덕적 해이로 지적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앞서 말한 유명 연예인이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소문과 다른 하나는 대표이사가 소유한 또 다른 기업체인 강원네트웍스의 인수설이었다.
이런 호조를 투자자들은 놓칠 리가 없었고, 당시 다수의 소액주주들이 GBS의 주식을 매수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하지만 지금 당시의 10분의 1 가격인 500원 남짓한 GBS의 주식은 말 그대로 휴지조각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금융감독위원회의 허위공시 제재가 미약한 점도 드러났다. 두 차례나 연이어 허위공시를 한 기업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가 내린 조치는 단 하루 주식거래 중지에 불과했던 것.
최 변호사는 “기업이 여러 차례 허위공시를 반복할 경우 금감위에서 상장폐지 조치도 내리긴 하지만 예방책은 못 되는 셈”이라며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소액주주들”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큰 피해를 입은 GBS의 소액주주들은 대표이사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지만 구제 정도는 불확실해 보인다. 회사 돈 70억원을 횡령한 데다 비상장회사 강원네트웍스 주식을 270억원이라는 거액으로 쳐 GBS로 되팔았던 대표이사는 현재 잠적한 상태다.
◇기업의 모럴 헤저드에 경종 삼아야
GBS에 대한 파산선고는 앞서 같은 법원에서 다국적 투자은행 메릴린치 인터내셔널이 코스닥 상장사 코아정보시스템에 대해 낸 파산신청을 기각한 일이 있어 대조를 이뤘다.
코아정보시스템의 경우 경영진의 범죄행위는 물론 없었다. 또 통합도산법에 파산 원인으로 ‘채무가 자산을 초과할 경우’를 명시하고 있어 법원이 “코아정보시스템의 지급 불능이나 부채 초과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시한 것이다.
참고로 이번 GBS의 파산선고 판결문을 보면 “GBS는 총자산이 358억, 총부채가 417억원이어서 59억원의 부채초과 상태로 파산 원인이 있다”고 법원이 선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파산선고를 할 때에는 실제 대차대조표에 기록된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게 된다”며 “코아정보시스템의 경우 법률에 규정한 파산원인이 없고, 경영자의 범죄행위가 없었으며, 다른 채권자들의 탄원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파산이나 회생 등 기업의 퇴출 절차는 자본주의 시장원리로 인식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최 변호사는 “쌍용자동차처럼 회생 가능성이 충분한 기업에 대한 회생절차가 시작될 때 일시적으로 모든 채무변제가 정지된다”며 “하지만 회생계획안이 나오면 다시 변제가 가능하므로 채권자나 거래처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허위공시 등에 대해 금감위의 강력한 처벌규정이 마련되는 등 기업의 윤리경영을 확보할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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