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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이즈 예방, 관리 더 철저히 해야

[사설] 에이즈 예방, 관리 더 철저히 해야

기사승인 2009. 03. 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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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제천에서 에이즈에 걸린 20대 택시기사가 6년간 무려 70여명의 여성과 콘돔 등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당국의 에이즈 환자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또 우리 사회의 성문란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모(25)씨는 2003년부터 택시기사를 하며 70여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져왔다. 전씨와 성관계를 맺은 여성은 유흥업소 종사자와 가정주부 등이다. 경찰은 전씨가 휴대전화로 찍은 8건의 동영상을 분석했는데 에이즈 감염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전씨와 성관계를 가진 70여명에 대한 신원파악을 벌이고 있는데 술집 종업원 2명과 가정주부 1명의 신원이 파악됐다. 그러나 대부분이 신원노출을 극도로 꺼려 확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해당 여성들은 전화통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을 정도다.

에이즈 감염자의 무차별 성접촉 사실이 알려지자 하루 50여명이 보건소에서 에이즈 검사를 받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보건 당국은 전씨의 에이즈 바이러스 활동력이 약해져 감염 확률이 높지는 않다고 밝히면서도 에이즈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이즈 환자는 2008년 말을 기준으로 6,120명이나 된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전년보다 무려 797명이 새로 에이즈에 감염됐다. 이 같은 숫자는 보건당국에의 감염이 확인된 것이고,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에이즈에 걸린 택시기사가 6년간 70여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같도록 방치한 것은 이유가 뭐든 보건당국으로서는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 에이즈는 환자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비록 환자가 치료를 꺼린다고 하더라도 철저한 관리가 있어야 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참으로 개탄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의 성적 타락이다. 신성해야 할 부부간의 성생활이 ‘쾌락’이라는 올무에 걸려 방탕에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가정을 두고 밖에서 성적인 만족을 찾는 것은 죄 가운데 가장 큰 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보건 당국은 에이즈 확산 방지와 기존 환자의 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또 갈수록 해이해지는 국민들의 에이즈에 대한 인식에도 경종을 울리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특히 에이즈는 ‘죽는 병’이 아니라 치료와 관리를 잘 하면 살 수 있다는 희망도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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