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현직 경찰관의 황당한 강도 행각

현직 경찰관의 황당한 강도 행각

기사승인 2009. 03. 20. 16:5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근무복 입은 채 수갑 사용해 범행
현직 경찰관이 근무시간에 근무복을 입은 채로 수갑까지 사용해 가며 강도짓을 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0일 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인천 삼산경찰서 A(40) 경사가 인천 남동구의 한 성인오락실을 턴 것은 지난 17일 새벽.

범행 전일 오후 9시에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에 출근한 A 경사는 근무교대 시간인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순찰과 대기를 반복해야 했지만 새벽 2시께 돌연 지구대를 나섰다.

동료에게 "배가 고프니 김밥을 사오겠다"라고 말한 그는 자신의 승용차를 15분 가량 운전해 남동구의 한 오락실에 도착했다.

작년부터 해당 오락실을 여러 차례 드나들며 게임을 해 건물 구조를 잘 알고 있는 A 경사는 건물 뒷문으로 들어가 오락실이 불법 환전소로 이용하는 화장실을 덮쳤다.

그는 화장실에 있던 환전상 B(39) 씨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뒤 수건걸이에 걸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현금 260만원이 들어있는 손가방을 빼앗아 그대로 달아났다.

당시 화장실 옆 오락실 안에는 업주와 손님 등이 있었지만 B씨가 스스로 수갑이 채워져 있던 수건걸이를 부수고 화장실을 빠져나오기 전까지 범행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사는 범행 후 다시 지구대로 돌아가 근무교대 시간인 오전 7시까지 태연하게 근무를 마치는 대담함을 보였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오락실 측의 신고를 접수한 뒤 현장에서 A 경사의 수갑을 확보했지만 경찰관 근무복이나 수갑 등이 시중에서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는 점에 비춰 민간인의 경찰관 사칭 범행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였다.

A 경사는 이 사건을 맡은 남동경찰서 수사 관계자에게 2차례나 수사 상황을 묻는 등 수상한 행동을 했다가 결국 덜미를 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작년부터 출입한 오락실에서 게임을 하다 90만원을 잃은데 화가 나 불법영업을 단속해 처벌할 마음으로 오락실에 갔다가 순간적으로 욕심이 생겨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A 경사가 오락실을 출입한 기간과 잃은 돈의 액수에 대한 진술이 오락가락하고 범행 동기도 분명치 않아 영장이 발부되는대로 A 경사의 채무관계 등을 확인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A 경사가 돈을 잃은데 대한 분풀이로 단속을 갔다가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감찰 조사를 벌여 지휘감독자의 감독 소홀이 드러나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밝혔다. /연합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