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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망명’ 바람 솔솔..강풍될까

‘사이버 망명’ 바람 솔솔..강풍될까

기사승인 2009. 04. 1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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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규제 피해 해외서버 구축하자"
구글이 유튜브 한국사이트에 대해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한 뒤 불어오는 '사이버 망명' 바람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촛불정국 이후 불거졌다가 수그러들었던 사이버 망명 문제가 구글의 결정으로 다시 군불이 지펴진 것이다.

12일 주요 포털 등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블로그와 댓글 등을 통해 한국 정부에 맞선 구글의 결정을 옹호하면서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로 옮겨 인터넷 규제를 피하자는 `사이버 망명론'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블로거 '늑호의 뒷골목 골방'은 "주민번호 입력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것이 개인정보 유출과 보이스 피싱 외에 뭐가 있는가"라면서 "검열이 가져온 세상을 질서라고 말한다면 익명으로서 디지털 망명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블로거 'Readme'도 "자유가 없다면 자유를 찾아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지금 한국인들은 디지털 망명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야야곰 사냥꾼의 소동'은 "목숨을 걸고 지켰던 민주주의인데 이게 무슨 난리냐"면서 "구글에 일단 망명정부를 세우자. (인터넷 규제를) 반대하는 사람은 다 떠나라고 영어교육을 강조한 것인가"라고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외국 기업의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을 넘어 누리꾼들이 자체적으로 해외에 서버를 둔 망명 사이트를 만들려는 흐름도 감지된다.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누리꾼들 주축으로 지난달 8일 다음에 '세계 아고라 정의 포럼(cafe.daum.net/naneoneonaism)'이라는 카페가 개설돼 사이버 망명 문제를 놓고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강화되는 인터넷 규제를 피하고 싶은 누리꾼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가입자는 개설 한 달여 만에 5천명을 넘어설 정도로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사이트 구축 아이디어'이라는 게시판을 통해 해외 법인설립과 해외에서의 서버 운용 등의 구체적인 논의도 진행시키고 있다.

지난해 7월말에는 해외에 서버를 둔 '대한민국 네티즌 망명지(www.exilekorea.net)'가 개설되기도 했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공지를 통해 "누리꾼 망명지는 어디까지나 보완책이고 자료백업을 위한 차선책이며, 다른 곳들이 모두 무너질 것에 대비한 최후의 보루"라고 밝혔다.

국내 인터넷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당장의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면서도 장기적으로 업계에 위축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일반 이용자들의 사이버 망명 참여는 미미할 것이고 적극적인 인터넷 이용자중 일부만이 해외 사이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인터넷 업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활성화를 주도한 적극적인 이용층이 해외 사이트로 주 활동무대를 옮기면 새로운 인터넷 기술 및 서비스 발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국내에 진출한 해외 사이트들의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는데다 해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이용도 간편한 상황에서 일반 이용층도 해외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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