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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맞은 증권가 스카우트전 치열

시즌 맞은 증권가 스카우트전 치열

기사승인 2009. 05. 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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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사 인재블랙홀 ..이직 막기위해 협박까지
주주총회 시즌을 맞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업계는 총성없는 전쟁중이다. 신설사들이 전문인력 사냥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이를 막으려는 기존사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B, 다우, LS, 등은 증권가의 ‘인재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KTB는 KTB투자증권 KTB자산운용 KTB캐피탈 KTB벤처스 등 계열사만 25개. 다우그룹은 키움증권의 모기업이다. LS전선과 LS산전 LS-니코동제련 등 제조업 기반의 LS그룹도 최근 LS자산운용을 출범하는 등 금융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은 막강한 현금동원력을 앞세워 파생상품·외환·채권 전문가 및 애널리스트와 브로커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카우트 대상은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이나 연봉인상이 어려운 중소형 증권사 인재다. 글로벌금융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외국계금융사의 인력도 대상이다.
A자산운용사는 최근 10여명의 외국계 본부장급 임원을 억대연봉으로 대거 채용했다.

헤드헌팅 업체인 엔터웨이파트너스의 오경훈 상무는 “증권업계는 중소형사가 많이 생기면서 스카우트가 활발하다”면서 “40대가 넘는 금융전문가의 연봉은 보통이 1억원 이상이다”고 전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에서 KB증권으로 둥지를 튼 인력들도 고액연봉에 2년 계약 조건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인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노력도 가관이다.
성격이 불같기로 유명한 B증권의 K팀장은 팀원 중 한 명이 이직을 위해 면접을 보러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나를 배신하고 나 갔다간 이 바닥에서 크지 못할 줄 알라"고 심적인 부담을 주고 여기저기 소문을 내서 결국 팀원을 붙잡아 두었다.

비슷한 사례로 임직원이 경쟁사로 옮길 경우 퇴직금을 주지 않거나 종업원 지주제를 도입해서 직원들에게 회사 지분을 나눠주는 중소형증권사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인사담당 부장은 “파생 외환 채권 등의 중간급 관리 직원들은 도처에서 유혹의 손길이 오기 때문에 이직을 막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B은행에 근무 중인 이모부장은 최근 헤드헌팅업체로부터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회사를 옮기면 연봉을 100% 인상해준다는 것. 이 부장은 고민 끝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B은행은 다음 정기 인사 때 우선적인 승진과 함께 스카우트사의 요구 조건을 맞춰주겠다며 이부장의 이직을 만류했다.

이에 이 부장은 스카우트사에 “현 직장에서 새로운 연봉조건을 제시했으니 나를 데려가려면 처우 수준을 높여달라”고 말했다. 사람을 붙잡아두기 위해 회사가 제시한 조건을 다시 협상조건으로 내세운 ‘카운터 오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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