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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만 도려내야 할 좀비기업

아프지만 도려내야 할 좀비기업

기사승인 2009. 08. 0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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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대주건설 대표적, 중기도 많아
구조조정 미진으로 자체적 생존능력이 전혀 없으면서도 ‘살아 있는 유령’인 좀비(Zombie) 처럼 목숨만 붙어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경제회복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점거농성과 공권력 투입 등 노사가 극한대치중인 쌍용자동차(법정관리인 박영태)와 그룹이 사실상 해체된 대주그룹(회장 허재호)의 주력사인 대주건설 등은 대표적인 좀비기업으로 불리고 있다.

쌍용차는 농성자들의 완전 진압 여부와 관계없이 협력업체 채권단이 파산신청을 결정, 청산 쪽으로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대주그룹은 허재호 회장이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로 기소되고 대주건설이 자금난에 빠져 채권단의 1차 건설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출 판정을 받으면서, 그룹이 공중분해된 상태다.

주요 계열사인 대한시멘트와 YS중공업 대한페이퍼텍 등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대한조선은 워크아웃 및 출자전환으로 회생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주건설은 법정관리도 청산도 아닌 상태에서 잔명만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공사현장과 분양업무 등은 대부분 중단됐고 정상업무가 마비돼 심지어 본사와의 전화통화도 잘 연결되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과 재무개선약정(MOU)를 체결했다지만 이미 사문화된 상태이며, 대주그룹에 대한 은행권의 총 신용공여 규모는 약 8200억원으로 산업 우리 광주 신한은행이 대부분이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이런 좀비기업들이 매우 많으며 최근 증가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중 부도업체 수는 5월보다 26개 감소한 125개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이 집계한 전국 부도업체 수는 지난해 12월 345개에서 올해 1월 262개 2월 230개 3월 223개 4월 219개 및 5월 151개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호경기 때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올해 같은 경제위기 및 구조조정 국면에서는 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인데, 이는 퇴출돼야 할 기업들이 정부당국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편승, 생명만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회생 가망성이 없는 기업들은 한시라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진행된 것은 구조조정 이라기보다는 금융시장안정대책에 더 가까운 듯하다”며 “구조조정이 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한 유동성공급에 초점이 맞춰지고 그러한 기간이 장기화되면 해당기업은 좀비화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기에 구조조정 되지 못한 좀비기업이 많을수록 다른 기업을 전염시켜 해당 산업 나아가 경제와 금융시장 전체를 좀비화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기업의 실질적 재무상태와 매칭이 잘 안 되고 있는 신용등급을 현실화 하고 실질적이고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해당 그룹·산업·기업이 좀비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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