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등원을 거부하고 장외투쟁을 나섰고, 정부와 한나라당은 법안 통과에 따른 후속조치를 서둘러 진행시키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연내에 종합편성 및 보도방송채널사용사업자를 선정하고 민영미디어렙을 도입하는 등 후속조치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미디어법은 현재 ‘위헌’ 여부를 두고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는 운명에 처해있다.
신문법과 방송법, IPTV법으로 구성된 미디어관련법의 통과로 신문의 방송사 겸영이 허용되고, 신문·대기업의 지분소유가 지상파 10%, 종합편성, 보도채널 30%까지 가능하게 됐다.
정부와 여당은 미디어법의 개정으로 ‘미디어 빅뱅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을 위한 음모라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4에 아시아투데이는 ‘미디어 빅뱅시대, 전문가들에게 듣는다’ 기획 시리즈를 마련하고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들의 견해를 지상중계한다.
설문 또는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미디어법이 미디어 산업에 미치는 변화를 검토하고 이에 대비한 ▲학부·학과 커리큘럼 및 수업 내용 변화, 취업 대비 교육 내용 ▲각 대학 미디어 관련 학부 및 학과의 연혁 및 현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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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생각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들은 “미디어 빅뱅은 선택이 아니라 국내 미디어산업의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미디어법에 의한 미디어구조 재편에 따른 대기업, 조선·중앙·동아 등 주요신문과 기존 지상파TV들의 여론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본지와 접촉한 일부 교수들은 ‘뜨거운 감자’인 미디어법 파장을 의식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꺼리는 경향도 나타냈다.
최근 미디어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윤석민 교수는 미디어법의 국회 통과 의미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가 독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국내 미디어산업을 빅뱅으로 이끌 서곡이라고 평가했다.
윤 교수는 “TV뿐 아니라 여러 라디오 채널까지 소유하면서 막강한 ‘여론 지배력’을 행사하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신들의 영향력만 믿고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이들은 자신들과 다른 목소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를 혐오하는 심각한 편향성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공영방송 중심 체제가 사영방송으로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면서 “대기업과 보수신문 방송의 등장은 우리 사회의 소통구조를 왜곡시켜 민주주의 질서를 교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 언론학자 203명이 참여한 ‘미디어공공성포럼’이 정치적 의도에 따른 신규채널 허용은 권언(權言)유착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미디어법이 헌법재판소가 여론 다양성 보호를 위해 합헌 결정까지 내렸던 신문·방송 겸영 금지 조항을 삭제하고 있어 신문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보수 신문사들의 여론독과점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윤 교수는 “종합편성이나 보도전문 채널 모두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업자 선정에 균형이 필요하다”며 “방송이 갖는 공공적 가치를 심사 기준에 반영하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블TV가 처음 시장에 진입할 때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엄청난 견제가 있었다”며 “새로운 방송시장에서 더 큰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눈앞의 이익보다 상생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통신위는 8~9월 전문가 토론회와 공청회를 열고 종합편성채널 승인 정책을 확정해 올해 말까지는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복안이다.
서울대 일부 교수들은 “타임워너와 같은 거대 복합기업의 한국판이 나올 경우 시장 규모가 작아 수익 창출은 안 되면서 (비판 저널리즘이 죽은) 미국 미디어의 나쁜 점만 이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터뷰 -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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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학과장은 “세대간 집단간 문화간 대화와 소통의 부재와 같은 사회적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부가되는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한다”면서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이 대화와 소통을 통한 이해와 관용, 그리고 조절과 협상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문제이면서 동시에 해결책”이라고 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는 21세기에 더욱 중요해진 언론과 정보통신 등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대한 학술적 연구를 충실히 진행함으로써 앞으로도 한국 언론정보학의 발전과 위상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한국 언론학계는 물론 한국언론계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서울대 언론학과를 이끌고 있는 이 학과장. 그는 지난 해 취임 일성으로 “미디어 빅뱅시대를 새롭게 열어나갈 전문가 양성”을 제 1 목표로 제시했다.
이 학과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착수한 사업은 반세기가 지난 낡은 강의과목을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춰 바꾸는 일이었다.
그는 “변화된 미디어 환경과 국제화 추세에 맞추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과목들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컸다”면서 “예를 들면 미디어론, 언론학 등의 과목명을 디지털 시대의 읽기와 쓰기 등의 이름으로 개정하고, 새로운 미디어 출현에 맞는 새로운 과목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학교는 물론 교수·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호응이 매우 높았다”고 했다.
이 학과장은 방송·통신융합 등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실용적인 커리큘럼 마련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 보다 우선적으로 기존 이론 수업을 더욱 강화해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커리큘럼 상 실습 과목은 비중이 적다. 사실 취업 예비교육인 실습같은 기능은 입사하게 되면 자연히 배우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오랜 역사를 지닌 최고 학부답게 서울대 학생들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분석하고 파악하는 눈을 기르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전문가’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향후 더욱더 심화될 미디어 간 경쟁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들”이라면서 “방송과 신문의 통합과 융합 등 미디어산업 변화를 통찰력있게 볼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 서울대가 그 역할을 자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연혁
서울대 언론정보학과(言論情報學科)는 인간의 모든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연구대상으로 다루는 학과로서 1996년 12월 종래의 신문학과(新聞學科)를 확대 발전적으로 개칭했다.
1975년 2월 28일 서울대 사회대학에 신문학과를 공식적으로 설치했지만 과가 창설되기 이전에도 서울대의 신문학 교육과 연구는 이미 2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었다.
1950년대 초, 문리과대학에 신문학 강좌가 개설되어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신문학 교육을 시작했다. 1963년 3월 신문연구소를 설치해 1968년까지 5년간 매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구와 함께 기자재교육을 실시하는 등 비정규 교육기를 거쳐 마침내 1968년 1월 특수 전문대학원으로서 신문대학원이 신설됐다. 그 이듬해에는 본 대학원 사회학과 B코스로 신문학 전공 석박사과정이 설치됐다.
그 후 서울대학교 종합화 10개년 계획에 따라 1975년 2월 28일 신문대학원은 발전적으로 폐지되고, 그 대신 사회과학대학 내의 독립학과로서 신문학과가 설치되었으며 학과에 학부와 석사 및 박사과정을 두게 되었다.
또한 서울대학교 직할연구소인 언론정보연구소는 1963년 3월 25일 ‘서울대학교 신문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출발, 만 44년의 역사를 지닌 기관으로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최초의 언론학 관련 대학 연구소다.
언론정보연구소는 커뮤니케이션 현상 전반에 관한 이론적/실증적 연구를 수행하며 각종 학술세미나와 발표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연구성과를 토대로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과 학술교류를 시행하고 있으며 21세기 디지털미디어 융합시대에도 그 명성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언론정보학과는 인터넷과 멀티미디어, 영상문화에 대해 급증하고 있는 사회적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1995년 방송 스튜디오를 개설하여 방송과 영상 커뮤니케이션 관련 실습을 꾸준히 진행시키면서 내실을 다져가고 있으며, 2002년부터 시작된 정보문화학 협동과정을 설립함으로써 새로운 정보, 문화 환경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인 연구 인력과 디지털 미디어 산업이 요구하는 실무 인력의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수진으로는 학과장인 이준웅(정치커뮤니케이션) 교수를 비롯, 서울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제9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강남준(방송매체효과), 서울대 기초연구원장인 강명구(미디어문화이론, 비판커뮤니케이션), 언론정보연구소장 양승목(정치커뮤니케이션),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인 박명진(영상커뮤니케이션), 박승관(커뮤니케이션이론), 윤석민(미디어산업및정책), 이은주(커뮤니케이션 효과연구), 이재현(디지털 미디어와 문화, 미디어 이용 조사 및 분석), 이중식(문화컨텐츠, 정보행동론) 교수 등이 재직하고 있다.
주진 기자 jj@asia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