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혈관이 튀어나오는 정맥류(靜脈瘤)

기사승인 2006. 07. 2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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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유소부족으로 인한 질병 시리즈 3 >

최선혜 논설위원(한남대 교수)

치질 못지 않은 새로운 유행병, 정맥류

1970년대까지 만해도 정맥류(Varicose veins)라는 단어는 매우 생소해서 사전을 찾아 읽어도 이해를 못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은 변비를 가진 사람들이 인구의 17%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정맥류가 흔한 질병이 되면서 수술을 권하는 병원광고까지 무수하게 많아졌다.

인터넷의 각 전문병원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증상의 정도에 따라 사진도 다양하게 나와 있고,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심각한 증상도 소개되고 있다. 전문병원도 지역마다 없는 데가 없을 정도이다. 한국인에게 정맥류가 치질 이상의 유행병이 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맥류는 순환기에 가장 흔한 병적인 증상의 하나로 정맥 속의 밸브가 더 이상 효율적으로 기능을 하지 않아 과잉 압력에 의해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온 증상이다. 산업국가의 성인인구 중 약 10% 이상이 이 증상을 가지고 있으며 40~50%는 경증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남성보다 여성이 4배 더 많이 발생한다고 하며, 나이가 많아질수록 근육이 줄고 정맥 혈관 벽이 약해지기 때문에 이 증상이 많아진다고 한다.

정맥류의 가장 큰 원인은 변비

병원에서 말하는 정맥류의 원인은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 임신, 비만, 운동부족, 무거운 것 들기, 조이는 옷 등을 원인이라고들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변비가 가장 중요한 기본 원인이라는 사실은 제대로 강조하지 않는 것 같다.
배변 시 힘을 주는 것이 복부의 정맥에 압력을 가해 다리의 정맥혈관의 압력을 올린다. 치질도 직장 내에 생긴 정맥류의 일종이다. 심부전증, 간질환, 복부에 생기는 종양도 역시 정맥류의 원인이 된다.

여성의 경우 증상은 월경 전에 악화되는데, 호르몬의 분비에 의해서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피임약도 유사한 효과를 유발하고, 호르몬요법(HRT)도 역시 정맥류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1970년대에도 교사직과 같이 오래 서있는 직업이 있었고, 임신부도 있었으나 지금과 같이 정맥류가 유행하지는 않았다. 나의 아버님과 친구 분들처럼 40년 이상 서서 강의하셨던 은퇴한 교수님들에게도 정맥류는 매우 생소한 증상이다.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다리의 표피- 가렵고, 무겁고, 피로한 증상들

정맥류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혈관은 다리의 표피를 흐르는 정맥혈관(saphenous vein)이다. 깊숙한 정맥에 압력이 가해지면 이 혈관은 근육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모양이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다리 표면에 있는 혈관은 피하 지방층에 분포되어 있고 근육의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확연히 드러난다. 정맥 속의 밸브는 정맥을 구분해서 각각의 방으로 나눈다. 그런데 이 밸브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면 이 혈액이 방속으로 밀려들어와 팽창해서 모양이 변한다. 밖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우선 눈으로 볼 때 피부의 색이 변하는데, 푸르거나 출혈로 인한 갈색 등 다양하다. 증세가 심해지면 불거져 나와 있다. 피부가 단단하거나, 아프거나, 가렵고, 따끔거리고, 쥐가 나고, 다리가 무겁고 피로하다. 밤에 경련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정맥류가 심해지면 정맥혈의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염증, 혈전도 생기고, 피부가 썩기도 한다. 또 심지어는 폐에 혈전이 생기기도 하고, 심장마비, 뇌졸중이 생기기도 한다.
변비가 심한 여성들이 임신을 하게 되면 이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정상적인 여성도 임신 중 태아가 성장하면 장이 눌려 변비가 생기는데 저 섬유소 식습관의 여성들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출산을 하게 되면 나아지지만, 임신할 때마다 더 악화된다.

영국인 의사 버킷박사는 치질, 게실증, 열공탈장, 정맥류 등은 모두 복부의 압력이 상승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보았다. 즉 섬유소가 부족한 서구식은 변비를 초래하고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기 때문에 복부의 압력이 상승하는 것이다.
직업, 임신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주식을 현미밥으로 바꾸어 변비부터 해결하면 된다.

섬유소 섭취가 최선의 치료 및 예방책

▲ 정맥류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섬유소의 섭취를 늘이는 것은 필수이다. 변비로 인해서 결장이 팽창하는 것도 복부아래의 압력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정맥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오는 속도를 느리게 하며 다리 정맥혈관의 압력을 올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 속의 지방은 흐름을 느리게 하기 때문에 지방분이 적은 식사가 좋다.

▲ 비타민 C와 플라보노이드계 성분의 부족은 혈관의 결체조직을 약하게 한다. 추천하는 식품은 체리 종류, 파인애플(브로멜린 성분), 사과, 마늘, 양파, 브로콜리, 샐러리, 당근, 콩류, 통곡식류, 해조류 등이고, 정제곡류와 정제당이 들어있는 식품, 튀김, 치즈, 정크푸드, 동물성 단백질, 담배, 알코올, 소금은 삼간다.

운동습관 기르기- 빨리 걷기, 조깅, 자전거타기

▲ 매일 15분씩 빨리 걷기를 4차례 정도 하는 것은 정맥류에 유익을 준다. 종아리 근육의 수축이 정맥혈액을 억지로 심장으로 올리기 때문이다. 조깅, 자전거타기도 좋다.
▲ 정맥류 환자에게 수영은 폐, 심장, 다리의 활동이 관여하고 물의 압력이 다리의 정맥에 가해져서 펌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욕조에 찬물을 채우고 제자리 걷는 것도 좋다.
▲ 맨발로 걷는 것도 정맥혈액의 흐름을 향상하고 발의 근육을 발달시킨다.
▲ 부득이 서있을 때에는 무게의 중심을 교대하고, 발목을 돌리는 것과 발끝을 운동한다.
▲ 하루 중 휴식할 때에는 발의 위치를 올려 혈액이 심장으로 가는 것을 돕는다. 정맥류의 증상이 갑자기 아플 때에는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약 15cm 정도 올린다. 또 침대의 발부분을 10~15cm 정도 올리는 것도 다리의 혈액을 심장으로 올리는 것을 돕는다.
▲ 하루에 샤와는 두 번씩 하며 끝날 때 반드시 찬물을 다리에 끼얹는다. 발끝부터 시작해서 위로 올라간다. 샤와 후, 다리가 아프거나 부었을 때 피마자기름으로 발끝부터 가벼운 손가락 마사지를 해서 위로 올라간다.
▲ 심호흡은 가슴에 ‘-’ 압력을 만들고 혈액을 가슴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리 정맥혈액이 정체하는 것을 해결한다.

피해야할 사항들- 뜨거운 목욕, 일광욕

▲ 뜨거운 목욕, 지나친 일광욕은 정맥혈관이 늘어나 혈액이 정맥 안에 고이게 한다.
▲ 다리를 꼬고 앉는 것, 쭈그리고 앉는 자세,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것도 정맥혈액이 오래 정체하므로 나쁘다. 매시간 일어나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필수이다.
▲ 불거진 정맥혈관의 가려운 피부를 긁으면 피부궤양이나 출혈이 생기기 쉽다.
▲ 우리 사회의 일부 병원에서는 다리에 밀착하는 정맥류 스타킹, 끈으로 꼭 조이는 신발을 권하지만 증세가 심한 환자에게만 국한한다. 스타킹을 누워서 신고(일어서면 압력이 5배 이상) 잠잘 때는 벗는다. 이 스타킹은 억지로 혈액의 흐름을 올리는 역할을 한다. 자연요법가 아가타 트래쉬 박사는 몸에 자국을 내는 모든 것을 피하라고 권한다. 밴드 스타킹, 거들, 벨트, 조이는 양말과 부츠, 높은 굽의 하이힐 등은 정맥혈액의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금한다.
(참고문헌: Prescription for Nutritional Healing, Natural Remedies, Encyclopedia of Natural Medicine)

다음 사진은 섬유소를 늘리는 식단이다. 왼쪽부터 현미오곡밥의 비빔밥(매끼 미역국, 다시마조림, 톳나물, 한천 데저트, 곤약 등을 추가하면 더 좋다), 도나스 형으로 자른 참외, 껍질째 먹는 키위. 현대의 문명인은 자연의 선물인 과일의 껍질과 씨는 모두 버린다. 흰밥에 고기는 좋아하는 반면 야채는 싫어한다. 그러다가 변비가 생기면 약국에서 사온 정제한 섬유소를 한웅큼 씩 먹는다. 그러면 이 섬유소가 불어서 배에 통증이 오는 등 의외의 다른 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 황금의 비율을 갖춘 자연의 식품 그대로 먹으면 이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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