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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만시지탄(晩時之歎) ‘IT플랜’

[칼럼]만시지탄(晩時之歎) ‘IT플랜’

기사승인 2009. 09. 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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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원 /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4대강에 IT가 표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주력 사업이 4대강 살리기로 가시화되면서 상징적으로 가장 소외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IT 산업이라는 점에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IT 산업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강조한 부분은 IT 자체보다는 IT의 타 산업에 대한 응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두가지 의문이 생겨난다.

먼저 우리의 IT 경쟁력이 그 자체의 개발과 발전보다도 타 산업에 응용을 강조할 정도로 앞서 있고 여유로운가 하는 점이다. ‘융합IT산업’ 또는 ‘IT기술의 융복합화를 통한 신산업 창출’의 실체와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다.

다음은 우리의 전통적인 주력 산업군을 뒷받침하는 하부 산업으로 IT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지이다. 이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IT 산업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문제제기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 “IT를 지식경제부로 이관하면 IT 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명박 정부 들어 IT 정책이 사회적 아젠다 선점과 추진력 측면에서 현저히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IT 산업의 국제적 경쟁력도 현저히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조사기관인 EIU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IT 경쟁력은 2007년 세계 3위에서 2008년 8위로 5단계 하락했다. EIU가 제반 비즈니스 환경, IT 인프라, 인적 자원, 법제도 환경, 연구개발(R&D) 환경, 그리고 IT 산업발전 지원 등 6개 부분을 중심으로 선진 66개국의 IT산업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는 R&D(2위)와 인적자원개발(5위)을 제외한 4개 분야에서 20위권 밖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2007년 9위를 기록했던 IT 인프라 분야에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나 충격을 줬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국가간 기술력 차이가 좁아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리더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2009년 3월에 발표된 유엔 산하 ITU의 정보커뮤니케이션 기술(ICT) 발전지수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높은 평가를 받은 사실을 들어 IT 경쟁력 저하를 반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ITU의 ICT 발전지수는 주로 접근성과 이용 정도, 그리고 사용자의 숙련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EIU의 IT 경쟁력 지수와는 평가 내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ICT 발전지수는 우리 사회가 이용자 주도(User Driven) 정보사회라는 강점을 재확인시켜 준 정도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이를 IT 자체의 경쟁력을 설명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정부도 뒤늦게나마 IT 산업 니즈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 내에 IT 콘트롤타워를 두는 안을 검토해 우여곡절 끝에 IT 특보를 임명한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환영할 일이다.

지금까지 IT 업계는 이명박 출범 후 단행된 조직개편과 이에 따른 정책 혼선과 홀대, 그리고 경쟁력 저하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해 왔다. 새로 임명된 IT 특보가 이 같은 업계가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디지털 생태계의 구현이라는 본래의 의도에 합당한 통합과 효율적인 조정 시스템의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주여진 권한과 책임을 다할 지 주목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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