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편찬한 민족문제연구소 조세열 사무총장은 발간보고회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8년간 준비하며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모두 이겨내고 드디어 사전을 내놓게 됐다. 이 사전이 과거를 냉철히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과 일문일답.
-- 사전 편찬이 갖는 의미는.
▲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이런 역사적 과제를 시민이 직접 나서 해결한 사례는 없었다. 한국 근현대사의 금기가 최초로 공개돼 최근 만연한 퇴행적 역사인식에 경종을 울리고 과거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또 단순히 친일행위 기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최대의 역사ㆍ인물 정보로서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 준비한 기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설립된 지는 18년, 인명사전 발간 계획을 발표한 지는 15년 지났다. 편찬위원회가 출범해 본격적으로 편찬 작업에 착수한 지는 8년이 지났다.
-- 편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 경제적 어려움으로 회원들이 떠나간 경우가 많다. 급여도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사무실 임대료가 몇 달씩 밀리는 상황에 놓인 적도 있다.
또 연구소 운영위원의 친인척이 사전에 친일파로 수록된 경우도 많은데 그럴 때 연구원들이 개인적인 번민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를 냉정히 기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돼 모두 사전 편찬에 최선을 다했다.
-- 수록된 인물의 선정 기준은.
▲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고 미화, 선전한 자, 일제 밑에서 일정한 직위 이상을 가진 자 등이다. 친일 행각의 자발성과 적극성, 반복성 여부를 참조했다. 서술 과정에서 인물들의 행적 사실관계만 담고 가치판단은 배제하기로 했다.
지식인과 문화예술인의 경우에는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는 측면에서 더 큰 책임을 물었다.
이상의 기준에 맞는 사람들을 수록했으며, 수록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친일 행위의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 사전 편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 사전은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총체적 반성일 뿐 특정인을 목표로 삼고 있지 않다. 인물들의 공만 기록하고 과는 기록하지 않으면 외눈박이 역사인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일부 후손들의 반발은 어떻게 생각하나.
▲ 유족이나 연고자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앞 세대가 남긴 잘못을 냉정하게 인정하면서 사회 정의 실현에 동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독립유공자로 선정된 이들도 다수 포함됐다는데.
▲ 20명의 독립유공자가 포함됐다. 이들이 독립유공자가 된 것은 체계적인 근대 인물정보가 구축되지 않아 이들의 친일행각이 검증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
-- 재원은 어떻게 충당했나.
▲ 5천여명의 회원이 매달 회비를 내고 있다. 특히 2004년 초 국민성금으로 7억원이 모여 큰 동력이 됐다.
-- 출간이 예정보다 늦어진 이유는.
▲ 워낙 방대한 양의 자료 수집과 데이터 구축 작업이라서 민간 연구소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마지막에는 각종 소송에 대응하느라 일정이 늦춰지기도 했다. 또 사전이 갖는 규정성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실수가 있어서는 안된다"며 거듭 확인작업을 하느라 늦어진 측면도 있다.
-- 향후 계획은.
▲ 이번 인명사전을 보완ㆍ개정한 보유편을 펴낼 생각이다. 또 일제 협력단체사전 등도 계속 펴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