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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박민규, 이상문학상 수상

소설가 박민규, 이상문학상 수상

기사승인 2010. 01. 1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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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 신인으로 살 것”
소설가 박민규(41.사진/연합) 씨가 단편소설 ‘아침의 문’으로 제3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씨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카스테라’ 등 한국 소설의 기존 문법을 해체하는 서사와 입담으로 독특한 소설세계를 구축해온 작가다. 지난해에는 단편 ‘근처’로 5000만원 상금의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에 관해 그는 “별 말없이 열심히 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믿고 있다”면서 “계속 신인으로 살아갈 생각”이라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수상이든 인터뷰든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일을 싫어한다는 작가는 “안 받는다고 하려다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히 받기로 했다”며 “내 자신이 가진 성질이 이런 일들로 변하지 않도록 가능한 한 빨리 잊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을 많이 받는 게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상작 ‘아침의 문’은 자살을 기도하던 남자와 몰래 아기를 낳고 죽이려던 미혼모를 등장시켜 생명의 가치를 이야기한 소설이다.

작가는 “목을 매달기 위해 끈 밖으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사람과 모체의 문을 밀고 나오는 새 생명이 대면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썼다”며 “답이 안 나오는 인생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 힘든데도 살아주시는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감사한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윤식, 권영민, 윤후명, 신경숙, 권지예 씨 등 심사위원들은 “‘아침의 문’이 시도하는 파격적인 기법이 소설적 소재의 과격성과 극적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특이한 서사적 미학을 가능하게 하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권영민 문학사상 주간은 “이상의 단편이 대부분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을 그리고 있는데 ‘아침의 문’도 하루 저녁에 국한돼 있다”며 “박씨의 서사에 대한 해석과 파괴적인 기법 등이 올해 이상 탄생 100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강원 춘천시에 마련한 집필실에서 “매일 읽고 쓰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박씨는 올해 2권으로 된 소설집을 묶어내고, 각각 매스게임과 포르노그라피를 소재로 한 장편소설도 집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상문학상 우수작으로는 김애란의 ‘그곳의 밤 이곳의 노래’, 김중혁의 ‘3개의 식탁, 3개의 담배’, 배수아의 ‘무종’, 손홍규의 ‘투명인간’, 윤성희의 ‘매일 매일 초승달, 전성태의 ’이야기를 돌려 드리다‘, 편혜영의 ’통조림공장‘ 등 일곱 편이 선정됐다.

상금은 대상 3500만원, 우수작 300만원이며 시상식은 11월 중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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