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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폭탄을 맞은 한계령 나뭇가지들이 푸른 하늘과 대비돼 빛나고 있다. |
가는 길이 예전에 한 번 본 듯하거나 아니거나 간에 일단 영역을 벗어나고픈 욕심이 생기면 몸이 가는 데로 가면 그게 정답이다.
뭔가 정해놓고 가면 떠나온 길을 벗어났다고 해도 결국은 제자리인 경우도 많아 정하고 가면 그만큼 손해 볼 때가 많다.
이럴 땐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조망는 코스가 제격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제천-영월-태백-삼척-동해-강릉-주문진-양양-인제를 돌아오는 1박2일 드라이브 코스다.
내륙을 돌아 바다로 나갔다 다시 내륙으로 돌아오는 길이 마치 인생길처럼 펼쳐진다.
최근 내린 폭설이 잡다한 모든 걸 덮고 있어 순수미를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한계령=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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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령 800m 지점의 설경. 눈이 많이와 표지판이 묻힐 것처럼 보인다. |
서울에서 출발하면 중부 내륙을 거쳐 동해로 빠지는 코스가 여유 있다.
중부, 영동고속도로를 번갈아 타다 여주휴게소를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로 이어지다 감곡IC로 빠지면 38번 도로가 박달재 넘어 제천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다시 영월로 접어들면 강원도 특유의 겨울 맛이 서서히 풍긴다.
38번 도로를 계속 타면 영월에서 석항-사북을 지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인 추전역을 돌아 태백에 닿는다.
태백에서는 한강발원지인 검룡소를 찾거나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을 찾으면 좋다.
38번 도로는 태백에서 통리역-도계-삼척-동해로 이어지지만 427번 도로로 갈아타면 미인폭포를 만나고 신리 너와집 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상마읍리-중마읍리로 이어져 삼척시 근덕면 맹방해수욕장 쪽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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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에서 삼척으로 가는 427번도로의 여래사 입구. 여기서 300m 내려가면 미인폭포다. |
바위산과 소나무가 운치 있게 푸르름을 더하고 채 녹지 않은 눈과 어울려 산수화를 보는 듯 펼쳐진다.
강원도 특유의 구불구불 이어진 길은 풍곡교 삼거리에서 다리를 건너 417번 도로로 이어지고 이 길을 따라 가면 30분 거리에 호산해수욕장이 있는 호산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장쾌한 동해의 모습이 차창으로 넘실거린다.
7번 국도로 올라서면 임원, 신남, 장호해수욕장 등 동해안 최고의 바다풍광을 만끽하며 달리고 궁촌, 맹방해수욕장을 지나면 삼척시내와 동해시내를 가로질러 고속도로로 진입하지만 7번 국도를 그대로 타면 망상-옥계-강릉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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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래사로 내려가는 길. 무릎까지 빠지는 눈 길에 한 사람만 다닐 수 있게 길을 내놓았다. |
여기서 하루를 묵어가면 배가 드나드는 주문진항 풍경은 물론 이른 아침 일출도 볼 수 있다.
특히 새벽에 나갔다 들어오는 고깃배들이 밤새 잡은 문어, 게, 대구 등을 경매하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시장에서는 양미리, 도루묵, 오징어 등을 숯불에 구워 내놓는다.
번듯한 식당 보다는 현지인들이 가는 허름한 식당에 들어서면 제철음식을 싼 가격에 맛볼 수 있고,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는 덤으로 따라온다.
일찍 돌아가고 싶다면 고속도로로 들어서 영동고속도로를 타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7번국도를 따라 올라가면 남애항, 가사문항을 거쳐 양양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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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엽송에 붙은 눈송이가 마치 스티로폼을 뿌려놓은 듯하다. |
설경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다면 양양에서 한계령을 넘어 인제로 가면 좋다.
설 직전에 85cm나 되는 눈 폭탄이 쏟아진 곳이다.
1004m 한계령 길은 구불구불 돌아 올라갈 때마다 매번 색다른 풍광을 연출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한계령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전망대에 오르면 온 산을 뒤덮은 눈 세상이 끝없이 펼쳐진다.
푸른 하늘 아래 눈꽃이 장관인 이곳은 어느 노부부의 말처럼 "이런 광경은 죽기 전에 한 번 만나기가 어려운 경치"라며 "꼭 봐야 할 만큼 너무너무 아름답다"고 감탄사를 쏟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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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령휴게소가 있는 정상부위 도로. 오른쪽 가드레일이 묻힐만큼 눈이 쌓였다. |
“저 산은 내게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네/발 아래 젖은 계곡 첩첩산중/저 산은 내게 잊으라 잊어버리라 하고/내 가슴을 쓸어내리네/아 그러나 한 줄기 바람처럼 살다 가고파/이 산 저 산 눈물 구름 몰고 다니는/떠도는 바람처럼/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한계령 풍광을 보고 뒤돌아서면 동해의 푸른 기운이 넘실댄다.
크게 심호흡하며 동해의 기를 채우고 하산 길을 내려서면 용대리-인제로 이어진다.
드라이브하는 내내 그렇게 눈이 쏟아졌는데도 어느 도로든 눈 때문에 고생한 적 없는 것 보면 강원도의 제설작업 만큼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그게 바로 강원도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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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령 인근 산봉우리가 삐죽삐죽 튀어나온 바위와 눈꽃으로 외국의 산을 보는 듯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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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령 정상부위의 처진 나뭇가지 사이로 설경을 즐기는 관광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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